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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선거는 전혀 달라"…'눈물'로 총선 접은 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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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선거는 전혀 달라"…'눈물'로 총선 접은 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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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필리버스터 하는 동안 후원금 몰리고 SNS에서 인기 올라가고 그러는 게…그건 전혀 다른 얘기예요. 지역 선거판은 완전히 딴판이더라고요."
지난 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주친 정의당 서기호 의원(비례대표·사진)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꾸 물어보지 말아달라, 그냥 기자회견문에 밝힌 대로만 이해해달라"며 손사래를 치다가 내놓은 말이다.

심상정 대표 방 앞이었다. 심 대표가 불러서 당내 다른 의원들과 함께 대화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서 의원은 이 날 국회 정론관에서 갑자기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테러방지법을 저지하려는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직후였다.

그는 "고민은 이미 하고 있었다"면서 "필리버스터 보시면서 성원해주시는 국민들 생각하니 너무 죄송해 시간을 더 끌 수가 없어서 부랴부랴 불출마 선언을 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준비는 됐는지 제 스스로에게 물어봤지만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중에 눈물도 흘렸다. 서 의원은 전남 목포 예비후보로 뛰고 있었다.

서 의원과 마주치기 전에 만난 한 관계자는 불출마 선언이 순전히 내적인 고민의 결과라고 했다.

"비례대표 의원인 때는 전문성을 살려서 맡은 일에 소신껏 몰입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역구 의원이 되려면 자기 소신과 전혀 다르거나 불합리한 얘기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때가 많은데, 이를 감내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버티고 있지만 지역 판세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며칠 뒤 제법 고무적인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에 지도부에 불출마 입장을 전했는데, 모두들 강하게 만류했지만 결심을 돌이킬 순 없었다"고 말했다.

심 대표 등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묻자 서 의원은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목포 출신인 서 의원은 서울북부지법, 제주지법 등에서 판사(사법연수원 29기)로 일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으로 촛불집회가 확산되자 SNS에 '가카 빅엿'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이후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서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전관예우 방지법, 대법원 다양성 확보를 위한 대법관 증원법, 몰래변론 방지법 같은 '법조개혁' 법안 등을 발의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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