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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맞바꾼 람보르기니, 관세당국에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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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기분은 어떠할까. 집 한 채 값에 버금가는 고급차를 빌려줄 정도의 우정이 일순간 배신감으로 뒤바뀌었다. 친구의 손에 자신의 차량이 헐값으로 팔려, 밀수출될 뻔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A씨는 지난해 여름 자신이 소유한 람보르기니를 친구에게 빌려줬다. 하지만 그 친구는 며칠 뒤 차량을 도난당했다는 얘길 전했고 차주는 이 사실을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경찰은 람보르기니에 설치된 GPS로 차량의 위치를 확인, 밀수출 대기 중이던 차량을 찾아냈다. 당시 경찰 조사결과 밀수출업자에 차량을 넘긴 사람은 다름 아닌 A씨의 친구였다.
고급 외제차와 대포차, 렌트카 등을 밀수출해 온 일당이 검거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 사이 경찰청과 합동으로 중고차 밀수출 ‘특별 기획단속’을 실시, 3개 조직·10명을 관세법 위반 등으로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밀수출 조직은 도난, 압류, 근저당설정, 체납 등으로 차량 말소등록이 어려워 정상수출이 불가능한 신차 또는 고가의 외제차를 미리 확보하고 세관에 폐차 직전의 차량인 것처럼 속여 수출신고를 했다.
조직원들은 유령회사를 설립한 후 총책과 모집책, 통관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밀수출 할 차량을 사들였다. 생활정보지, 현수막, 인터넷사이트 광고를 통해 대상을 물색한 후 시세보다 40%~5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수법으로 현재까지 밀수출 된 차량은 453대로 이중 3대는 최근 우루과이 등지에서 환수조치 됐다. 또 A씨가 되찾은 람보르기니 등 차량 2대는 밀수출 대기 중 관세-사법당국에 적발돼 증거물로 압수된 상태다.

이들 차량 총 455대의 시가 총액은 127억원 상당이며 이중 32대는 람보르기니와 아우디, BMW, 포르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고급 외급차종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밖에 418대는 국내 자동차 업체가 생산한 다종의 차량이 포함됐다.

밀수출 차량 유형은 ▲압류차 168대 ▲대포차 53대 ▲리스차 45대 ▲도난차 42대 ▲저당권설정차 36대 ▲기타 미확인차량 111대 등으로 주요 밀수출 국가는 ▲리비아(38%) ▲요르단(33%) ▲필리핀(12%) ▲러시아(9%) 등으로 파악된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해 5월 차량 렌트업체로부터 밀수출 조직에 관한 첩보를 입수, 추가 정보수집 및 분석을 통해 이들 조직의 실체를 파악했다. 또 경찰과의 공조로 기획수사를 벌여 밀수출 조직을 검거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까지 검거된 조직원은 총 8명으로 차모씨(47) 등 7명은 구속, 김모씨(42)는 불구속 송치됐다. 하지만 조직 운영을 도맡아 온 총책 김모씨(41) 등 두 명은 검거 전 해외로 도피, 현재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관세청 조봉길 사무관은 “밀수출 조직의 주범격인 총책이 필리핀으로 도주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라며 “경찰은 현재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간의 관계와 여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윤식 조사총괄과장은 “밀수출 조직은 중고자동차가 연간 16만대 이상 수출신고 되면서 세관이 컨테이너를 전량 개장해 검사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밀수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은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수출검사와 경찰과의 공조수사를 동시에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더불어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전국렌트카사업조합연합회 등 관련단체에 범죄유형을 통보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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