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얇은 콘돔' 자존심 싸움…中 업체 日에 승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상에서 가장 얇은 콘돔' 타이틀을 두고 일본과 중국간 자존심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법원이 자국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성도 광저우(廣州)시 웨슈(越秀)구 법원은 중국 콘돔 생산업체 다밍 유나이티드가 일본 1위 콘돔 제조사 오카모토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오카모토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오카모토가 다밍에게 1위안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콘돔'의 문구를 삽입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SCMP는 법원이 왜 배상금을 단지 1위안으로 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오카모토가 이의제기를 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배상보다는 판결에 상징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콘돔은 오카모토의 '003플래니넘 시리즈'로 두께는 0.038mm였다. 하지만 다밍은 2013년 두께가 0.036mm에 불과한 '아오니 울트라 씬'을 출시해 그해 12월 기네스북에 새롭게 등재됐다.

그러나 기네스북 기록이 변경된 이후에도 오카모토는 계속에서 자신들이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얇다고 광고했고 다밍은 오카모토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시장 교란 혐의로 고소했다.

중국과 일본의 콘돔 자존심 싸움이 격해지고 있는 것은 급성장하는 중국의 콘돔 시장 때문이다. 중국의 콘돔 사용률은 여전히 한자리수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피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해외 여행시 콘돔을 사오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을 찾는 중국 여행객들이 제품의 신뢰도가 높은 일본산 콘돔을 싹쓸이 해오면서 일본 콘돔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