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가상현실(VR)이 '포스트 스마트폰'이 될 것인가. 이 해답을 찾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상용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고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소니가 하반기 제품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전열을 갖추는 등 VR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VR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 VR 솔루션을 내놓은데 이어 VR 콘텐츠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카메라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애플과 맞섰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태계 부재'를 절감했던 만큼 VR 시장에서는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와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지난해 2월에는 VR 콘텐츠 개발자들을 위한 '삼성 기어 VR' 이노베이터 에디션을 출시했고 5월에는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와 연동해 사용하는 '기어VR'을 정식 출시했다. 11월에는 지원되는 스마트폰을 늘리고 무게를 줄인 3번째 상용제품을 내 놓았다. 경쟁사들은 올해 하반기께 관련 제품을 내 놓을 계획인 상황에서 3번째 상용제품을 내놓으며 격차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벤처스를 통해 VR 콘텐츠 플랫폼 업체인 'Wevr'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삼성과 HTC를 통해 총 2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삼성전자의 '기어VR'과 HTC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바이브'를 기준으로 콘텐츠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콘텐츠에 대한 직접 투자도 진행중이다. 동계 올림픽의 주요 경기를 '기어VR'용 콘텐츠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PGA 투어 피닉스 오픈을 VR 콘텐츠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주요 언론사와 매체 등도 VR용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삼성전자는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360도 카메라'도 다음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6'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IT 시장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소비자들의 생활을 크게 바꿔 놓았기 때문"이라며 "VR 기술은 스마트폰에 이어 우리 생활과 업무 환경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다시 한 번 새로운 IT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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