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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發 가격전쟁]'역마진'에 대한 경고…시장판도 바뀌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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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버리고 점유율 확대 주력한 소셜
"역마진 경쟁 못참겠다" 가격·수량 대응 나선 대형마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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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재연 기자] 이마트가 최저가 전쟁을 선포한 것은 소셜커머스 업체의 역마진 판매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세지'로 풀이된다. 긴 불황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태에서 소셜커머스가 촉발한 출혈경쟁이 유통업계의 생태계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 간 존재했던 가격벽이 사실상 허물어지고, 업계가 본격적인 패권 싸움에 나서면서 시장 판도가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마트의 발표에 이어 롯데마트가 '최저가 분유'로 경쟁에 가세, 판을 키우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대(對) 소셜의 양상으로 가격경쟁 구도가 굳어지게 된 셈이다.
◆역마진도 괜찮아…수익성 버리고 점유율 확대 주력한 소셜= 소셜업체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며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위협해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쿠팡(포워드벤처스), 티켓몬스터(티몬), 위메프 등 소셜 3사의 거래액이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이 3조원 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 두 회사가 양분하는 정도의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 이들 업체는 벼랑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업계 1위인 쿠팡은 2014년 한해에만 1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마진율을 포기하고 시장점유율 확보에 주력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이마트가 첫 전략상품으로 내놓은 기저귀가 소셜의 대표적인 역마진 상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저귀는 온라인상에 약 6% 안팎, 대형마트의 경우 15% 가량의 마진율로 판매돼 왔다. 각종 쿠폰과 할인행사를 동원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던 쿠팡의 경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간 기저귀를 판매해 왔다. 그 여파로 지난해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은 전년 대비 26% 가량 밀렸다. 티몬의 경우 지난해 말 자사 가격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해 자사 판매 제품 하단에 이마트의 판매가격을 병기하는 노골적인 마케팅으로 이마트를 도발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가격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쪽은 대형마트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 상으로 그렇다. 이마트의 경우 매년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있다. 2013년 7350억원, 2014년 5830억원, 지난해 504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350억원, 13조1540억원, 13조6400억원(이상 연결기준)에 달한다.

◆시장 수익성 악화 불가피…주도권 신세계·롯데로 넘어오나=
시장에서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최저가 싸움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대형마트보다는 소셜 업체들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계가 본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이면 시장 전체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그동안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한 소셜커머스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가격 인하는 소셜이 판매하는 어떤 품목이든 대형마트가 대량으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경고와도 같다"면서 "얼마든지 가격경쟁을 할 수 있으며, 역마진으로 판매하지 말라는 메세지"라고 풀이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이마트는 현금보유나 수익 측면에서 더 우위에 있으므로 가격인하의 여지가 더 많다"면서 "이마트의 의지에 따라서 경쟁의 강도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소셜에서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전문기업으로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오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에 최근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최저가' 이미지만 구축되면 모바일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부터는 유통 시장의 축이 완전히 모바일로 넘어왔고, 온라인을 모태로 하는 소셜이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자금력과 오랜 유통 시장 업력, 그룹 차원의 전략을 갖춘 신세계와 롯데가 중장기적으로는 패권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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