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한 지인의 말이다. 사실 그의 말도 맞다.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끊이지 않았다. '북한 리스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이미 노출됐던 위험이었다. 이로 인해 공단을 떠난 기업도 많았지만 세계 최저 수준의 북한 근로자 임금을 비롯해 저리 대출 등 각종 지원 혜택들은 여전히 기업들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가 발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6시께 '대통령 국회연설 관련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국민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의 입주기업 지원 언급에 대해 "진정성을 느낀다"고도 했다.
예정됐던 비상총회도 취소됐다. 기업인들은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 때문에 '위(?)'에서 압력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물론 지금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정당한가'라는 딜레마를 놓고 논쟁할 때는 아니다. 당장 기업과 종사자들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큰 선(善)에만 가치를 둔 공리주의(功利主義)를 비판하며 "경청하는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했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의 주장은 두고두고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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