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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 '0.04%',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겐 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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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기업들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개성공단에) 간 것 아니냐. 그동안 많이 벌었는데 국가 안보 상황에서 기업 논리를 내세워서야 하겠나."

최근 만난 한 지인의 말이다. 사실 그의 말도 맞다.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끊이지 않았다. '북한 리스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이미 노출됐던 위험이었다. 이로 인해 공단을 떠난 기업도 많았지만 세계 최저 수준의 북한 근로자 임금을 비롯해 저리 대출 등 각종 지원 혜택들은 여전히 기업들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 같은 '이득(?)'을 취해왔던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던 탓일까. 당초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고 보상하지 않으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입장이 갑작스레 180도 바뀌었다.

협회가 발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6시께 '대통령 국회연설 관련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국민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의 입주기업 지원 언급에 대해 "진정성을 느낀다"고도 했다.

예정됐던 비상총회도 취소됐다. 기업인들은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 때문에 '위(?)'에서 압력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핵 개발에 사용됐는지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우려에 대해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0.04%에 불과"라는 논리에, 삼성전자였으면 과연 어땠겠냐는 의문이 생긴다.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GDP비중은 14%(2014년 기준)다.

물론 지금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정당한가'라는 딜레마를 놓고 논쟁할 때는 아니다. 당장 기업과 종사자들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큰 선(善)에만 가치를 둔 공리주의(功利主義)를 비판하며 "경청하는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했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의 주장은 두고두고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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