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제네시스의 흥행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예약 판매를 시작한지 석달여만에 '2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월 판매량도 동급 차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같은 '제네시스 효과'로 국내 시장에서 고급차 판매 비중은 7년만에 5%를 넘어섰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현대차의 전략도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EQ900의 누적 계약 대수는 이달 중 2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 예약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는 1월말 1만5000대를 넘어선 데 이어 설 연휴가 끝난 후 예약 문의가 다시 몰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예약 판매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 2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장 조사가 유효했다. 현대차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법인보다는 개인, 고소득 중년층에서 젊은 고소득 전문직군에 무게를 두고 마케팅을 펼쳤다. 실제로 제네시스 고객을 분석하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 에쿠스 고객의 평균 나이(57.3세)에 비해 EQ900 구매층은 55.1세로 젊다. 30~40대 고객도 기존 19%에서 27%로 증가했다. 법인이 아닌 개인 구매자 역시 에쿠스 대비 23%에서 34%로 크게 늘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인재 영입도 효과를 봤다. 해외 유수의 고급차 브랜드에서 명성을 쌓은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과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전무)이 대표적이다. 벨기에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 신임 전무는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와 벤틀리 플라잉스퍼, 벤테이가 등을 디자인한 현존하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1명이다. 동커볼케는 향후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 담당 신임 전무는 람보르기니를 성장시킨 노하우를 제네시스에 접목하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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