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여성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외에서 많은 여성 감독이 자신의 위치에서 목표를 향해 도전한다. 남성이 갖지 못한 여성만의 무기가 있다.
2010년 4월 15일 여자 프로배구에서 조혜정 감독(57)이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으면서 첫 여성 감독이 탄생했다. 조 전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되살려 선수들을 지도했지만 성적부진으로 2011년 3월 30일 사임하며 그의 도전은 끝이 났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들이 바통을 이어 받아 현재 각 종목에서 선수들을 이끈다. 여자배구 박미희 감독(53ㆍ흥국생명)과 여자핸드볼 임오경 감독(45ㆍ서울시청)이 대표주자다.
박 감독은 조 전 감독에 이어 프로스포츠 두 번째 여성 사령탑에 올랐다. 해설위원으로 일하다 2014년 5월 7일 여자 프로배구에 입성했다. 그는 취임하면서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경계했다. '언니 리더십'이나 '이모 리더십' 같은 여성 상징의 지도자상을 경계했다.
분명 한계는 있다. 남성 코치들과의 관계가 쉽지 않다. 박 감독은 "술도 함께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자리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만 여성 감독으로서 그런 면에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풀거나 고민을 호소할 창구도 마땅치 않다. 커피로 심신을 달래거나 감독실에서 혼자 감정을 삭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 감독은 2007년에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는 능력은 남성 감독들에게 없는 그 만의 무기다. 그 역시 고충은 박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 감독은 "남성 감독들은 선수들을 혼내고 술 한 잔 하고 풀고 그러는데 나는 그러지를 못한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조금 다르다. 임 감독이 주로 이용하는 곳은 노래방이다. 그는 "혼자 노래방에 가서 노래는 안 부르고 운다. 눈물이 좀 나오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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