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월가와 중국 간 환율 전쟁 대결 구도"
헤이먼 캐피털, 전통자산 청산하고 위안화 약세 강베팅 집중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미국 헤지펀드 '큰손'들이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점치고 강한 베팅에 나섰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일부 대형 헤지펀드가 위안화 약세에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월가와 중국 간 환율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이먼 캐피털의 창립자인 카일 배스는 "향후 3년 동안 위안화와 홍콩달러 평가절하 시 수익을 내는 거래에 헤이먼 포트폴리오의 85%가량을 투자했다"며 "주문의 규모로 말하자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 때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위안화 가치가 최대 4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 데이비드 아인혼의 그린라이트 캐피털도 위안화 약세에 쇼트 포지션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를 점치는 분위기는 지난해 8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2% 기습 절하한 이후부터 강해졌다.
드러켄밀러도 자신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포인트스테이트 캐피털을 통해 지난해부터 위안화 약세 베팅을 해 왔다. 정통한 소식통은 "드러켄밀러가 지난 한 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 15% 수익을 얻었고 올 들어서도 1월 중순까지 5% 추가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경기 부양'과 '자본 유출' 사이에서 통화 정책의 딜레마를 겪고 있는 중국 정부는 헤지펀드를 글로벌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꾼들은 대규모 손실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국제 투기 자본이 의도적으로 공황을 조장해 차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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