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장 "신속처리안건 지정 재적 과반수로 완화"
상임위 심사기간은 75일로 단축…20대 총선은 불출마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건을 재적의원의 과반수로 완화하고 상임위 심사기간을 75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 중재안을 25일 발표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행 안건신속처리제도가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반수의 요구로 신속처리 요건을 정하면 시급한 민생현안에 즉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의 국회법 중재안에 따르면 상임위 심사기간은 현행 최장 180일에서 75일로 대폭 줄어들며 법사위 심사기간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90일로 제한된다. 다만 법사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혹은 법사위 재적위원 과반이 서면으로 요구할 때에 한해 6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정 의장은 신속처리안건 요건을 재적의원 과반수로 완화하고 심사기간을 단축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국회선진화법의 가장 큰 오류는 의회민주주의 기본인 과반수 룰을 무너뜨리고 60%라는 초과반수를 요구한다는 점"이라면서 "현행 국회법의 위헌소지 역시 바로 이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과반수가 아닌 60%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이 제대로 일하라고 만들어준 과반수 정당 조차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시급한 민생현안과 국익과 직결된 법안이 상임위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에 명시된 안건 신속처리는 여야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을 얻어 상임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까지 부의하도록 만든 제도다. 하지만 60% 찬성을 얻기가 불가능한데다 여야 정치상황까지 고려해야 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 의장은 자신이 발표한 개정안을 중재안이라는 표현으로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 의장은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20대 국회까지 식물국회라는 족쇄를 채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반드시 고쳐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여당의 주장처럼 의장의 직권상정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하는 경우를 더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고 과격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법안처리가 시급하더라도 이런 식의 극약처방으로 의회민주주의 자체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고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의장은 "재적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상임위 논의 등 모든 입법절차를 건너뛰고 원하는 법안을 모두 통과시킬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수당 독재허용 법안"이라면서 "몸싸움이 일상화되는 국회로 몰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 의장은 다만 자신이 내놓은 중재안의 남용을 막기 위해 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상을 국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 국가 재정경제상의 위기가 초래될 우려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도록 했다.
정 의장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은 19대 국회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여야지도부가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 의장은 향후 본인의 거취에 대해 "20대 총선에서는 제 지역구인 부산은 물론 호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출마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년 동안 의정활동하면서 많은 은혜를 입은 새누리당을 저버리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의혹을 불식시켰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