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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 이 노래 들으면 꼭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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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김민우, 이장우, 김광석, 이승기...입영노래史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가수 이승기가 군 입대를 앞두고 발매한 신곡 '나 군대 간다'가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면서 이른바 '입영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영노래는 군대에 대한 인식, 복무 기간 등에 따라 내용이 달라졌고 발매된 때의 시대상도 반영하고 있다.

입영노래의 효시로 꼽히는 곡은 최백호의 '입영전야'다. 70~80년대 선술집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며 소주잔을 들어 건배하는 풍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노래는 70년대 강제징집으로 군대를 가게 된 한 대학생이 쓴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에는 강한 저항정신과 동지들과 이별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반영돼 있었다. 하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저항정신은 살리지 못했다.
최백호의 '입영전야'(사진=방송화면 캡처)

최백호의 '입영전야'(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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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는 노래한다. "뽀얀 담배 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 정든 우리 헤어져도 / 다시 만날 그날까지" 그 시절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담배는 계속 피워야 했고 이별의 아쉬움에 술은 넘치도록 따라야 했다. 그리고 노래는 클라이맥스로 간다.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 잔을 들어라" 목청 터져라 합창하며 잔을 들었는데 한 번에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이만한 권주가도 없는 셈이다. 2절에서는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덧붙인 가사들이 눈에 띈다. "내 나라 위해 떠나는 몸 / 뜨거운 피는 가슴에" 그러면서 또 한 잔을 마신다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 잔을 들어라"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사진=방송화면 캡처)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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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90년대가 되면서 입영노래의 감성은 우정에서 연인 사이의 사랑으로 바뀐다.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가 대표적이다. 1990년 김민우의 1집에 실린 이 노래는 당시 복무 기간인 3년 동안 연인이 기다려주기를 바라는 절절한 감정을 담고 있다. 김민우는 노래한다.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긴 싫었어 / 손 흔드는 사람들 속에 그댈 남겨두긴 싫어" 하고 싶은 말은 다음에 나온다. "삼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 기다리지 말라고 한 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이장우의 '훈련소로 가는 길'(사진=방송화면 캡처)

이장우의 '훈련소로 가는 길'(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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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발매된 이장우의 '훈련소로 가는 길'은 보다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날 기다리진 마 / 내게 부담주기 싫어 / 좋은 사람 만날 기회를 나 때문에 피하지는 마 / 하지만 그래도 니가 나를 못잊어 / 아무것도 없이 새로 시작할 날 허락한다면 / 그땐 너와 결혼을 하고 싶어" 군대 가면서 제대 후 결혼까지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도 있다. "너무 슬프게는 울지마 내가 괜히 미안하잖아 / 이제 한동안 못보겠지만 / 내 생각이 날 때 가끔 면회나 와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사진=방송화면 캡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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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이 1993년 리메이크 음반인 '다시 부르기'에 담은 '이등병의 편지'는 연인과의 이별을 넘어 젊은 날 군대를 가는 것에 대한 종합적인 감정이 반영돼 있다. 김광석은 노래한다. "친구들아 군대 가면 편지 꼭 해다오 /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그러면서 입대를 통해 바뀌게 될 삶의 지형에 대해 희망을 품는다.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 풀 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2016년 군대 복무기간은 90년대와 달리 21개월로 짧아졌다. 그래서 그리 미안해하지 않고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있다. 이승기는 노래한다. "나 군대 간다 담담히 뱉은 말 / 잠시뿐이야 곧 돌아올 거야 / 기다리란 그 말 뒤로한 채 /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말만 남긴다" 하지만 기간이 짧다고 해도 젊은 연인이 2년여를 떨어져 있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보고 싶을 거야 참 그리울 거야 / 널 위로하려던 내가 눈물 나서 / 아무 말 못하고 그저 바라본다 / 그리울 네 얼굴 한 번 더 새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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