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피해 노동자들에게 처음 사과한 뒤 이번에 다시 가족들을 만나 위로한 것이다. 9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야 했던 가족들도 닫았던 가슴을 열었다.
이날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와 권 부회장, 삼성전자측 협상단의 만남은 권 부회장의 의견에 따라 성사됐다. 권 부회장이 사과와 보상문제에 이어 예방 대책까지 합의를 이룬 만큼 가족들을 만나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자리가 마련됐다.
권 부회장은 정해진 약속 시간 이전에 회의실로 나와 가족들을 기다렸고, 송창호 가대위 대표를 비롯한 가족들이 들어오자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손을 잡았다.
마주 앉은 가대위와 권 부회장, 삼성전자 협상단측은 그동안의 협상 과정을 소회했다.
권 부회장은 "(피해자 가족) 여러분들이 깊은 이해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예방 대책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송창호 대표는 "과거는 접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는데 공감한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답했다.
권 부회장이 가대위를 만나 위로와 함께 사과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직업병 논란도 일단락됐다. 수년간 삼성전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반도체 사업장의 근무 환경을 놓고 갈등을 겪어왔다.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은 지난 2014년 4월 권 부회장의 사과였다. 이후 협상이 본격화되며 가대위가 설립됐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전자와 가대위를 중심으로 조정위원회의 보상 권고안을 토대로 보상위원회가 꾸려졌다.
과학적 인과 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보상과 예방을 위해 1000억원의 재원을 출연했다. 조정위의 권고대로 협력사까지 보상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약 150여명의 피해자들이 보상 신청을 했고 이중 100여명이 보상을 받았다. 사과, 보상에 이어 예방책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기업 비밀을 이유로 반대해왔던 옴부즈만 제도에 최근 합의했다. 새로 구성된 옴부즈만 위원회는 향후 3년간 삼성전자 사업장을 면밀히 조사한 뒤 개선 이행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로써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사과, 보상, 예방 등 3대 난제가 모두 해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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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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