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美 긴축으로 정부 보증능력 의심…안정적 투자처에서 애물단지로
5일(현지시간) 미 투자은행 JP모건과 시장정보 제공업체 본드레이더에 따르면 신흥국의 준정부 채권 발행은 2014년 7100억달러에서 지난해 8390억달러로 늘면서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신흥국 정부의 국채 발행이 지난해 말 기준 7500억달러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준정부 채권은 정부가 직접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보증 하에 국채와 비슷한 수준의 우량 등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까지 보장하면서 최근 수년간 신흥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중국이나 브라질처럼 국영기업 건전성 악화가 역으로 국가의 위기를 키우면서 채권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브라질의 신용등급이 최근 '정크'로 떨어진 이유에는 국영 원유생산업체 페트로브라스와 연관된 정부의 비리 스캔들도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신용등급 후폭풍으로 페트로브라스의 채권 역시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 준정부 채권의 상당부분이 정부의 빚을 이관한 성격인 것이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장부에는 드러나지 않은 숨은 부채라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은 신흥국들도 잠재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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