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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보험 시대, 설계사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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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케팅 홈쇼핑 다이렉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등 판매채널 다양화…시장 포화, 치열한 경쟁에 설계사 수도 줄어

<보험설계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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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A생명보험회사 17년 차 설계사인 이진아(가명)씨는 보험업계에 뛰어든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씨는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의류업계에서 촉망받는 여성 사업가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면서 그 충격으로 이후 1년간 아무 일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냈다. 이후 용기를 내 시작한 것이 설계사였다. 이씨는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할 정도로 열심히 생활한 결과 연간 3억원 수준의 소득을 10년 이상 유지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설계사라는 직업이 이씨의 인생에 새로운 희망을 준 것은 물론 안정된 생활까지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보험시장에 온라인 채널 등이 등장하고 성장하면서 이씨도 걱정이 생겼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층 고객들을 신규로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 갈수록 고객 관리를 위한 사업비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기존 대면 채널 중심의 보험시장에 텔레마케팅ㆍ홈쇼핑ㆍ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이 속속 등장하면서 설계사들의 영업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설계사를 하기 위해 보험사 영업점에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하루종일 일을 해도 처리해야 할 계약건이 밀려 있을 정도로 호황이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포화상태다.
B생보사의 50대 설계사인 최철영(가명)씨는 "2000년부터 설계사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주택구입과 자녀교육 등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수익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C손해보험사의 13년 차 설계사인 김일구(가명)씨는 "홈쇼핑과 온라인 채널까지 등장하면서 설계사들의 활동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며 "다양한 채널에서 상품비교가 가능해지고 대면 채널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영업환경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보험산업은 1950년대 말 도입된 이후 2000년대 급속한 성장세에 힘입어 세계 8위 보험시장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시장 포화와 과열 경쟁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 영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사 수도 줄고 있다. 생보사 설계사는 1990년대 말 40만명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13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손보사 설계사도 16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보험판매 실적은 대면 채널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세를 이어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9억원 수준이던 온라인 보험 초회 보험료는 지난해 47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41억원을 돌파했다.

생보협회가 최근 조사한 '제14차 생명보험 성향 결과'에 따르면 보험상품 가입 시 정보획득 채널은 설계사를 통한 경우가 87.8%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설계사 채널(87.8%)은 전 13회차 조사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한 반면 인터넷 검색(6.7%)과 우편안내자료(7.0%) 등은 각각 3.1%포인트, 3.2%포인트 상승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최근 방송채널을 통한 보험정보 제공 확대, 방카슈랑스 채널 규모의 지속적 증가, 모바일 인프라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설계사 중심의 판매가 계속될 것이란 의견도 많다. 40대 설계사인 정유미(가명)씨는 "보험상품 판매는 단순히 가입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한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는 것"이라며 "온라인을 통한 가입은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계약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생보사 30대 설계사인 박규진(가명)씨도 "온라인 보험 시대가 더 활성화되면 젊은층 고객을 많이 빼앗길 수도 있지만 보험은 고객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정'과 '감동' '관계'라는 포인트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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