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좋은데 타사 상품 팔아 규제 피할 판" vs "중소업체 판매 채널 확대 위해 운용 필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이정민 기자] 일부 은행이 '펀드 판매 50% 룰(이하 50% 룰)' 규제로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50% 룰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계열 운용사 펀드 신규 판매 비중이 50%를 넘은 판매사는 KB국민은행(65.43%), 한국산업은행(50.59%), PCA생명보험(53.63%), NH농협은행(75.44%) 등 4곳이다.

50% 룰은 지나친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을 막기 위해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펀드 신규 판매 금액을 전체 판매액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 2013년 4월 도입돼 2년 후 일몰 예정이었지만 올해 4월 2년 더 연장됐다. 이 제도로 KB국민은행은 올해 7월 업계 처음으로 계열 운용사가 만든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대형 금융지주 계열의 운용사와 판매사는 50% 룰이 투자자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한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 대표는 "판매사가 50% 룰 때문에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못팔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타사 펀드를 팔아 규제를 피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 선택권 침해이자 투자자 보호에 역행하는 것으로 50% 룰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0% 룰은 중소형사를 키울 목적이기도 하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가 계열 펀드 판매 한도를 채우고 남은 50%를 중소형사 펀드로 채울 것 같지만 현장에서는 브랜드 때문에 또 다른 대형사 펀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 일본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50% 룰이 중소형사 육성이라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부적인 내용도 논란이다. 50% 룰이 신규 판매액을 기준으로 해 기존 펀드 유출액은 감안하지 않고 있어서다. 제도를 연장한 만큼 세부 내용이라도 순유입액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플레이어를 육성해 운용업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50% 룰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그동안 판매사는 계열 펀드 판매 시 높은 인센티브를 줘 창구 직원들이 계열 펀드 판매에 집중하도록 해 왔다"며 "일부 판매사가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팔 수 없는 부작용은 있지만 제도의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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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계 운용사로 요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직접판매 당시에는 운용 규모가 작았지만 증권사, 은행, 펀드슈퍼마켓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운용 규모를 키웠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50% 룰이 없어지면 중소형 운용사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놓고도 판로가 없어 못 팔고 망하는 중소 제조기업들처럼 될 것"이라며 "50% 룰은 투자자문사에서 소형 운용사, 다시 중대형 운용사로 커 갈 수 있는 생태계 선순환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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