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컴백' 정성립 사장이 그리는 대우조선 청사진은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9년 만에 돌아온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회사 청사진을 공개했다. 외형 성장은 자제하고 조선ㆍ해양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재무적 손실이 우려되는 중견 조선사 위탁경영, 크루즈선 진출도 잠시 유보하기로 했다.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취임 일성에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된 셈이다.
26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정 사장은 전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밝혔다.
정 사장이 그리는 대우조선해양의 모습은 내실 경영으로 요약된다. 덩치를 키우기 보다 내실을 다져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회사 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과거에는 회사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양적 팽창을 추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선ㆍ해양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키워 내적 수익률을 높이는게 중요하다"며 "이는 국가 공적자금을 받은데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심은 해양플랜트 보다 상선 등 선박에 뒀다. 선박 중에서는 환경 및 에너지 절감을 고려한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키우기로 했다. 정 사장은 "현재 건조 비중을 보면 해양이 55%, 상선이 35%로 역전돼 있다"며 "해양이 40%, 선박이 50%, 특수선이 10% 정도로 맞춰지는게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수주에 욕심을 부린데 대한 반성도 덧붙였다. 정 사장은 "해양 물량 자체가 (회사가 건조할 수 있는) 케파 보다 오버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해양플랜트 비중은 줄여나가되 기본설계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선은 수주경쟁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 사장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오면 우리나라에서 조선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개발로 격차를 벌려 고부가가치선은 우리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무 관리에도 나설 방침이다. 2분기 실적이 해양플랜트 손실분 반영으로 1분기 손실폭 보다 악화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조선ㆍ해양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사업을 철수하고 크루즈선 전문 조선사인 STX프랑스 인수를 잠정 중단한 것도 재무 관리 차원에서다.
정 사장은 구체적으로 "중국의 블록공장(산둥유한공장), 국내 설계 자회사인 디섹 등 조선해양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한 계열사는 적극 지원해 살릴 계획"이라며 "풍력사업은 그 자체로도 수요가 적어서 자생이 어려운 만큼 좋은 원매자가 나오면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프랑스 인수와 관련해서도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노조 반대, 수요 등을 고려해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생각해도 (크루즈선은) 가야할 분야"라며 향후 여건이 개선될 경우 인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대한조선, STX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소는 기술력 공유나 공동 구매 등 재무적 손실이 없는 선에서 도울 방침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고정비 감소 효과 보다는 업무 공백 등 보이지 않는 손실이나 회사 분위기 저하로 인한 신뢰 감소 등 데미지가 더 크다"며 "방만한 조직과 불필요한 거품을 줄여나가는 식으로 회사 효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