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STX프랑스 인수 안 해"(상보)
"좋은 회사지만 실적 등 상황 고려할 때 검토할 시점 아냐"
"조선·해양 중심으로 회사 재편…인력 구조조정은 생각 안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개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크루즈선 전문 조선사인 STX프랑스 인수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요와 실적 등 외부환경을 따져볼 때 인수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언젠가 가야할 방향"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2분기 실적은 해양플랜트 손실분을 모두 반영해 1분기 보다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재무적으로 손실이 날 수 있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조선·해양 중심으로 회사 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STX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소 역시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도와줄 방법을 찾겠다고 못 박았다.
정 사장은 25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영 방침을 밝혔다.
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분(66.7%)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STX프랑스 인수건에 대해서는 "검토를 잠정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인수를 결정짓기에는 외부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크루즈는 다른 선박과 다르게 사람을 싣고 다니기 때문에 컬쳐가 반영돼야 한다"며 "승객의 주류가 동양인으로 바뀌는 5~10년 뒤에는 고민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노조도 반대하고 있어 인수 검토는 잠정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여건이 개선될 경우 인수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 사장은 "STX프랑스는 유럽의 낙후된 조선소라는 인식과 다르게 놀랄 정도로 선진화 돼있다"며 "여러 환경도 나아지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생각해도 가야할 분야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올 2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파악이 된 상황"이라며 손실폭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실사 중으로 2분기 실적 발표 때 그런 부분이 다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외형 성장 보다는 조선·해양 부문에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제가 있는 한 회사 경영 방침은 조선·해양 분야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내적 수익률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며 "적정 덩치를 유지하되 내부 수익성을 극대화시켜 회사 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구조조정도 조선·해양 부문과 큰 관련이 없는 계열사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도움이 되는 계열사는 적극 지원해서 살리고 관련이 없으면 철수를 해야하지 않을까하는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중국의 블록 공장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한 만큼 우리가 가져가야할 분야"라며 "풍력은 그 자체로도 수요가 적어서 자생이 어려운 만큼 좋은 원매자가 나오면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얻는 것 보다 잃는게 더 많다며 검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정 사장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는 상징이나 고정비 감소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 보다 업무 공백 등 보이지 않는 손실이나 회사 분위기 저하로 인한 신뢰 감소 등 데미지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2000년 워크아웃 때 상당히 많은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는데 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3~5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방만한 조직이 없는지, 쇄신 차원에서 회사의 불필요한 거품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건 중요하다"며 "이런 부분을 줄여 나가면서 실질적으로 회사 효율성을 높여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비중을 줄이고 상선 등 선박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사장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보면 상선과 해양플랜트 비율이 각각 35%, 55% 정도로 역전돼 있다"며 "해양 시장이 안 좋기도 하지만 이 물량 자체가 저희 케파에는 오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해양쪽으로 오더라도 해양플랜트 비중은 줄여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해양이 40%, 선박이 50%, 특수선이 10% 정도로 맞춰주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환경 및 에너지 절감 등 고부가가치 신규 선종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정 사장은 "신규 선종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는데 대표적인게 컨테이너의 대형화"라며 "올해 수주 목표도 대형 컨테이너선, LNG 선박 등 첨단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개발에 격차를 둬서 고부가가치선은 우리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기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X조선해양 등 산은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중견 조선소에 대한 위탁경영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대한조선이나 STX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소를 떠안는 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무적 손실 없이 순수하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견 조선소의 경우 선가는 낮게 받는 반면 구매 단가는 대형 조선소에 비해 높아 어려움이 있다"며 "기술력이나 공동 구매 등 서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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