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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스테판 커리, 언더아머의 조던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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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나이키 제국의 역사를 거론할 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빼놓을 수 없다. 1964년 설립된 나이키는 1970년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973년 2870만달러였던 나이키의 연 매출은 1983년 8억6700만달러로 급증했다.

1984년 2월 나이키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발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나이키는 미국프로농구(NBA) 데뷔를 앞두고 있던 조던을 주목했다. 나이키는 NBA 데뷔도 하지 않은 조던에게 파격적인 계약을 제안하며 농구화 시장에서 감히 다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성을 구축, 오늘날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가 되는 기반을 닦았다.
◆언더아머와 함께 뛴 커리= 2014~2015 시즌 NBA에는 스테판 커리라는 새로운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커리는 소속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정규리그 최고 승률(67승15패)을 이끌었고 자신은 데뷔 여섯 시즌만에 정규리고 MVP에 올랐다. 워리어스에 40년만의 NBA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2014~2015시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셈이다.

워리어스가 NBA 우승팀으로 결정되자 미국 매체들은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가 또 다른 승자라고 평가했다.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카일리 어빙, 코비 브라이언트 등 내로라하는 NBA 스타들이 나이키를 신는 반면 커리는 언더아머 농구화를 신고 게임을 뛰었기 때문이다. 올 NBA 챔프전은 커리의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간의 대결이었고 이는 곧 언더아머와 나이키 간의 대결을 의미했다. 승자는 '다윗' 언더아머였다.

2013년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커리도 여느 NBA 스타들과 마찬가지로 데뷔 후 4년동안 나이키와 함께 했다. 하지만 2013년 나이키는 커리의 스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커리에 연간 25만달러의 낮은 계약 조건을 제시, 커리와 연장 계약에 실패했다. 이 때 커리를 붙잡은 브랜드가 언더아머다.
◆커리는 10억달러 브랜드?= 1986년 설립된 언더아머는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미국 스포츠 브랜드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26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물론 1위 나이키의 118억달러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또 전 세계 매출에서도 나이키는 278억달러인 반면 언더아머 10분의 1 수준인 30억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언더아머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언더아머의 주가는 22.5% 오른 반면 나이키는 9.7% 상승에 그쳤다.

언더아머의 설립자인 케빈 플랭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올해 언더아머의 매출이 20%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나이키는 올해 자사의 매출 증가율이 9.7%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랭크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커리를 중심으로 10억달러짜리 농구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도 말했다. 다분히 '에어 조던' 시리즈를 통해 여전히 농구화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나이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스캔인포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해 조던 농구화로만 미국에서만 26억달러의 매출(전년대비 17% 증가)을 기록했다. 현재 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 농구화 매출의 8배였다. 지난해 미국 농구화 시장에서 조던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58%였다. 조던 덕분에 나이키의 시장점유율은 95.5%를 기록했다. 언더아머의 시장점유율은 1%로 아디다스(2.6%)에도 밀린 3위였다. 4위가 0.8%의 리복이었다.

◆시청률로 본 커리의 상품성= 하지만 커리가 NBA 최고 스타로 떠오르면서 언더아머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커리의 상품성은 이번 NBA 파이널 시청률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르브론 제임스는 올해까지 5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던 반면 커리는 올해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했다. 르브론은 상수였고, 커리는 변수였던 셈이다. 커리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올해 NBA 파이널의 시청률은 크게 올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NBA 파이널 6차전은 ABC가 방송한 챔프전 6차전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에 따르면 6차전 시청률은 15.9%였다. ABC가 2년 전 방송한 NBA 파이널 6차전(샌안토니오 스퍼스 vs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시청률은 14.7%였다.

ESPN의 워치ESPN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로 NBA 파이널 6차전을 본 사람은 93만9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NBA 파이널은 5차전에서 끝났는데 당시 다섯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0.6%였다. 하지만 올해 파이널 여섯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3.9%로 크게 올랐다.

언더아머의 올해 1분기 신발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 급증한 1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스타전 시기에 내놓은 '커리 원' 농구화가 대박을 터뜨린 것이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ESPN에 따르면 커리 원 농구화는 14, 15, 16 사이즈를 제외하고 매진됐으며 커리 원은 언더아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농구화가 됐다.

스턴어지앤리치의 샘 포저 선임 애널리스트는 언더아머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언더아머의 농구사업부가 플랭크 CEO의 바람처럼 10억달러 규모로 커지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평균 30%씩 성장해야 1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저는 "언더아머가 올해 27세에 불과한 커리를 통해 굉장한 기회를 얻은 것은 맞지만 커리의 활약이 조던만큼 팬들에게 어필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키와 조던=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던 1984년은 나이키에 위기의 해였다. 그해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칼 루이스가 나이키를 신고 4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못 했다.

나이키는 농구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안긴 조던에게 연간 50만달러의 5년 계약을 제안했다. 당시 최대 계약이 제임스 워디가 뉴 발란스와 맺은 연간 15만달러의 8년 계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었다. 게다가 조던은 NBA에 데뷔하기도 전으로 프로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위기에 빠진 나이키가 어쩌면 무모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었다.

나이키는 무모한 도박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5년 계약을 3년 계약으로 줄일 수 있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나이키는 조던이 ▲신인왕이 되지 못 하거나 ▲3년 안에 올스타가 되지 못 하거나 ▲평균 20득점을 기록하지 못 하면 3년에 계약을 끝낼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나이키도 조던이 슈퍼스타가 될지 반신반의했던 셈이다.

하지만 조던은 데뷔 시즌이었던 1984~1985시즌에 평균 28.2득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데뷔 첫 해에 5년 계약을 확정지은 것이다.

나이키도 50만달러 베팅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1985년 3월 나이키는 미 전역에 한 켤레에 65달러인 첫 에어 조던 농구화를 내놓았는데 5월까지 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매출은 1억달러가 넘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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