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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수업 재개된 강남의 초등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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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불안해도…등교 신난 아이들

[메르스 사태] 수업 재개된 강남의 초등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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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안녕하세요!"
밝은 목소리로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이 인사했다. 일주일동안 쉬었던 탓인지 손 세정제를 뿌려주는 선생님도 반가운 표정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린 휴업령이 종료된 후 15일 강남구의 삼성서울병원 인근 A초등학교 앞에서는 일제히 고사리 같은 손들을 펴고 몰려들었다. 손을 소독하기 위해서다.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얼굴 반 이상을 마스크로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장난을 치고 수다를 떨며 등교하는 학생들로 인해 생기가 느껴졌다.
자녀를 등교시키면서 함께 나온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행이라는 미소와 함께 불안이 서린 눈빛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주말에 부분 폐쇄를 결정한 상황이었지만 휴업이 학생과 학부모에 미친 파장이 만만치 않게 컸던 것처럼 보였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으로 휴업했던 다수의 학교가 이날 수업을 재개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5일 휴업을 한 학교는 440곳에 불과하다. 주말 이전인 12일 2900여곳이었던 것에 비해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계속 등장함에도 수업을 재개하는 학교들이 급격히 증가한 데는 수업일수 문제,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학교 앞에서 만난 고모씨(45ㆍ여)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이들이 외식도 못하고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지도 못하다보니 많이 답답해 해 학교를 가는 게 오히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 자녀들 둔 그는 "학교에서 교실을 소독하고, 발열체크도 매일 한다고 하니 학교를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학년과 5학년 자녀의 학부모 안모씨(37ㆍ여)도 걱정이 된 탓인지 학교 앞까지 아이와 동행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근처인데다 오히려 지난주가 잠복기고 이번주가 확산기가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면서도 "아이들이 집에만 갇혀 있는 것을 너무 힘들어해 학교를 믿고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또 "며칠동안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내봤지만 갑자기 함께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일하는 엄마들은 휴업이 길어지면 애들 맡길 곳을 찾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등교길에 나선 5학년생 김모양은 "지난주에 집에만 있어야해서 답답했다"며 "엄마가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면 손 깨끗이 씻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2학년 남학생 2명도 "친구들을 못 만나고 엄마랑 집에만 있어서 심심했다"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다는 듯 서로 손장난을 치며 걸어갔다.

메르스 확진자와 격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휴업 요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강남의 학교들이 (다른 서울 지역 학교들에 비해) 휴업을 오래했는데 휴업을 다시 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며 "교장선생님들도 수업일수 등 휴업으로 생긴 다른 문제들을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에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강남 B초교 교장은 이날 오전 학교 정문에서 학생 등교 지도를 하며 "학부모들이 개인적으로 판단해 학생들의 등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평소 정상적인 상황에 비해 등교하는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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