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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메르스는 못 잡고 박원순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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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방역에 온 힘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서울 한복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 서울시 방역대책본부장을 자임해 일선에서 종횡무진하는 박원순 시장이 난데없는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는 박 시장으로 인해 혼란이 커졌다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듯도 하다. '잡으라는 메르스는 못 잡고 박원순만 잡는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박 시장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라는 단체가 박 시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직후다. 서울중앙지검이 사건을 곧바로 담당부서에 배당하고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박 시장이 지난 4일 긴급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35번 의사 환자에 대해 언급한 게 혐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시장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의사(35번 환자)가 시민 1500여명 이상과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35번 환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시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논란은 35번 환자가 일부 언론의 인터뷰 과정에서 잘못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서 사실 관계를 오해해 발생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오해를 자초한 박 시장이 공개 사과하면서 사실상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런데 14일 발족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의료혁신투쟁위라는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고소를 한 것이 다시 박 시장의 잘잘못을 부각시켰다. 더욱이 검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 착수 검토 사실을 바깥에 흘리기도 했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해프닝에 불과한 이 사안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35번 환자의 상태가 악화돼 있고, 박 시장의 사과에 대한 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제3자가 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몇년 새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을 대상으로 보수 시민단체가 고발하면 곧바로 검찰 수사ㆍ사법처리로 이어진 '공안 사건'과 패턴이 비슷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치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보수 단체의 고발을 핑계로 수사를 강행해 정치적 타격을 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또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와 버금가는 35번 환자 관련 언론의 잘못된 보도 때문에 엉뚱한 구설수에 휘말렸다. 일부 언론은 지난 11일 오후 갑자기 35번 환자의 '위독설'과 '사망설'을 긴급 타전했다. 또 다른 언론은 35번 환자의 가족들이 "박 시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상태가 위중해졌다"는 뉴스를 쏟아내기도 했다. 이같은 보도들은 모두 오보 내지는 미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시장 때문에…'라는 여론을 확산시키는 것은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민적 우려 불식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박 시장에게로 돌리려는 악의적 행태라는 지적이 많다. 박 시장 본인은 물론 일선에서 방역에 열중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들 전체에게 '다리에 힘이 풀리는' 일이다.

한 공무원은 "열흘이 넘게 집에 못 들어가고 고생하고 있는 데 엉뚱한 얘기를 들으니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호소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일부 집단들은 외국인들이 입국을 기피하는 위급한 상황보다 야당의 유력 주자 걸고넘어지는 데 더욱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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