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확산 주범 '의료쇼핑객' 확 줄었다
병원 3~4곳 전전한 환자들 '슈퍼전파자' 돼...환자 보호자들 "감염 우려 의료쇼핑 생각도 못해" ...아파도 병원 안 가는 이들도 급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원다라 기자] "나이가 많으니 감염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몇 군데 가보려던 생각을 접었습니다."(서울 양천구 거주 김모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 사태가 의료서비스 이용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 마음에 드는 의사를 찾아 이곳 저곳 옮겨 다니는 '의료 쇼핑'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김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몸이 좋지 않아도 일부러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은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의료 쇼핑객들의 감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적사항으로도 부각된 의료 쇼핑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의료서비스 수요를 늘려 정작 필요한 환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 확진자가 옮겨다닐 경우 확산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슈퍼 전파자로 분류되는 1번 환자는 1차 의료기관 3곳과 3차 의료기관 1곳 등 일주일간 무려 4개 병원을 찾았다. 또 다른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도 삼성서울병원 등 3곳의 병원을 거쳤다. 90ㆍ98ㆍ115번 환자 등도 동네 의원 2~3곳과 2차 병원, 대학병원 등을 두루 거쳤다. 한국 의료계의 고질병인 의료 쇼핑 행태가 메르스 사태를 악화시킨 주된 요인들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특히 메르스가 급속 확산하면서 격리대상자가 5000명을 넘어서고 건강한 젊은 확진자까지 불안정 상태에 이르자 환자와 보호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확진자가 경유한 병원이나 확진자가 나온 병원만 대상이 아니다. 어느 병원이든 안팎에서 격리 대상자가 확진자가 다녀갈 수 있다고 우려한 이들이 감히 의료 쇼핑을 생각할 수도 없는 처지라는 얘기다.
최근 아이의 폐렴 때문에 고생한 경기도 거주민 김모(42)씨는 증세가 심해 아이를 데리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가려다 포기하고 집 근처 소아과를 찾았다. 김씨는 "대형병원이라면 일단 안심이 되고 믿음이 가서 좀 심하다 싶으면 무조건 찾아갔었다"며 "하지만 메르스가 주로 대형 병원에서 감염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갈 생각이 안 났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헉, 달걀프라이·김치전 부쳐 먹었는데 식...
이에 대해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의료 쇼핑이 유독 성행하고 있는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본인도 불필요한 진료를 받고 의료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이번과 같은 감염병의 경우 중요한 감염 전파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은 중증환자만, 경증 환자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전담하는 식의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