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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샌 안드레아스', "CG가 어마어마하긴 한데 너무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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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안드레아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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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도시의 우아함을 깨뜨리는 지진이 시작된다. 마치 태풍에 뿌리 뽑히는 나무처럼 콘크리트로 된 고층빌딩들은 바닥으로 코를 박고, 사람이든 물건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뱉어낸다. 곳곳은 화염에 휩싸여 혼돈에 빠진 사람들을 더욱 깊은 수렁에 가두고 세상은 비명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지상에 닿은 탈 것들이 모두 쓸모 없어진 상황에서 잰 걸음을 걷지만 자연이 도시를 무너뜨리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때 평범한 얼굴의 한 영웅이 물과 불, 땅의 흔들림을 모두 거스르며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질주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는 역대 최고로 강력한 지진을 소재로 액션과 가족 간 드라마를 담아냈다. 미국 네바다주 미확인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한다.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이는 이후 일어나는 대형 지진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LA 소방구조대 레이(드웨인 존슨)는 건물이 무너지고 쓰나미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별거 중인 아내 엠마(칼라 구기노)와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샌 안드레아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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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안드레아스'는 재난 영화가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갖췄다. 관객의 눈을 압도할 시각효과, 거대 지진과 쓰나미를 담아내는 규모, 감동적인 서사구조. 하지만 영화 보는 눈이 까다로워진 관객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 '투모로우' 등으로 대표되는 재난영화의 뻔함을 깨뜨릴 무언가를 기대하는 게 극장가의 현실이다. 그러나 '샌 안드레아스', 높아진 관객의 눈을 충족시키기에는 2% 부족해 보인다. 한마디로 재밌지만 뻔한, 그런 영화다.

가장 뻔한 건 스토리 구조다. 재난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해도 극의 전개가 예상에서 거의 한 치도 벗어나질 못한다. 학자는 대형 재해의 징후를 발견하지만 그의 말을 믿어주는 이는 많지 않고, 설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사람들은 재난에 맞닥뜨리게 된다. 도심은 무너지고 자연의 거대함 앞에서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때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을 구하기 위해 긴 여정을 나서는데 갖은 역경을 겪지만 결국에는 해내고 만다. 후반부에 이르면 사람들은 대자연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고 도심 재건에 힘쓰기 시작한다는 희망의 뉴스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보통의 재난 영화는 이런 서사구조를 띈다. '샌 안드레아스'도 마찬가지다.

물론 브래드 페이튼 감독은 '샌 안드레아스'가 기존 재난 영화들과 차별화된다고 말한다. "일반 재난 영화는 그 상황을 먼 거리에서 보기 때문에 관객과의 교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반면 샌 안드레아스는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배우들의 두려움 을 함께 느끼게 한다. 큰 규모의 재난영화이지만 감정선이 짙게 깔려 있는 점이 차별화된다." 그러나 이 말이 설명인지 변명인지는 관객이 판단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드웨인 존슨과 칼라 구기노의 액션 연기는 인정할 만 하다. 드웨인 존슨은 촬영 전 직접 구조 훈련을 받을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칼라 구기노는 무너져 내려가는 건물들을 끊임 없이 올라 남편이 있는 헬기에 올라타야 했다. 일명 '팬케이크'라 불리는 이 씬을 위해 그는 몸에 4개의 와이어를 묶은 채 또 다른 와이어 4개가 달린 바닥에 의지해야 했다.

결국 이 영화의 성패는 관객이 이 뻔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달렸다. 뻔함을 뻔하게만 볼 것인지 아니면 감독이 말한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고 보는 재미를 만끽할 것인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날 것이다. 6월3일 개봉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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