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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수습 나선 朴대통령, 대국민메시지로 '사과 아닌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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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홍보수석 통해 메시지 전달…"成파문 정치개혁 계기 삼아야"
成파문, 납득 어려운 두 번의 특별사면이 원인 지적…물타기 논란일듯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다 사퇴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국민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정치권에서 요구해 온 '대국민 사과'와는 결이 다른 수준이지만 애초 29일 재보선 이후가 될 것으로 알려진 입장표명 시기를 최대한 앞당김으로써 사태를 조기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순방에서 얻은 병을 이유로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입장표명이 늦어질 경우 재보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계기로 정치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는 성씨에 대한 의심스런 두 차례 특별사면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다. 성완종 파문은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정치적 관행이 본질임을 강조한 것이다. 현 정부의 대선 정치자금 문제로 몰고 있는 야당을 향한 역공이라 향후 정치권에서 물타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중남미 순방 중 위경련과 인두염 등 병을 얻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이 거듭된 강행군으로 누적된 피로로 건강에 다소 문제가 있어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식석상에 나오기에는 무리가 있어 부득이 말씀을 대신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원고지 10장 분량의 대국민 메시지에서 이 전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음을 밝히고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권 실세 8명이 연루된 성완종 파문이 우리 정치권의 오래된 적폐란 점을 설명하는 데 메시지의 절반가량을 할애했다. 그는 "과거부터 내려온 부정과 비리, 부패 척결을 해서 새로운 정치 개혁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만연돼 왔던 지연, 학연, 인맥 등의 우리 정치문화 풍토를 새로운 정치문화로 바꾸고 켜켜이 쌓여온 부패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금품 의혹 등이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해 오고 있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서 새로운 정치개혁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검찰이 현 정권 실세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것이냐는 세간의 의구심을 의식한 듯 "누가 이 사건에 연루됐던 간에 부패에 대해선 국민적인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수사가 공정하게 잘 진행이 되도록 관련된 인사들의 협조가 이루어져서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적 의혹이 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량 측면에선 정치개혁 의지와 철저한 진실규명이 주를 이뤘지만 성완종씨의 특별사면 의혹도 같은 선상에서 밝혀야 한다는 부분은 이번 메시지에서 읽히는 박 대통령의 핵심 주장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저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 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 있을 때만 행사해야 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그동안 극히 제한적으로 생계형 사면만 실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됐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은 성완종 파문을 박 대통령 본인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확대시키려는 야당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발언으로 들린다. 성씨가 친박계 인사들뿐 아니라 정치권에 전 방위적인 로비를 해왔다는 게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공세를 펼치고 있는 야당 측도 사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성완종 특별사면 의혹 제기가 현 정부 인사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물타기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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