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요금제 집중된 보조금·보조금 추가 인상 '기대심리' 때문?
단말기유통법으로 '스마트폰 시장 규모 자체 줄었다' 평가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주말이었던 지난 17~19일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가 전주대비 약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3사가 갤럭시S6·갤럭시S6엣지의 지원금을 경쟁적으로 인상했지만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6 출시 첫날인 지난 10일에는 번호 이동이 1만7215건을 기록, 전주 금요일(9727건)보다 77%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11일 번호이동 건수도 1만5127건으로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 전산 주말 개통이 이뤄지지 않았던 지난 12일(일요일)과 13일도 총 2만3231건(하루 평균 1만1615건)의 번호이동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동통신3사가 경쟁적으로 공시 지원금을 상향한 17일 번호이동 건수는 1만2708건으로 오히려 전주대비 26% 줄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이었던 18일과 19일도 각각 1만2804건, 7989건으로 전주대비 15~31% 가량 떨어졌다.
강변 테크노마트 A매장 관계자는 "최고가 요금제에만 상한선(33만원)에 가까운 보조금이 투입되고, 저가 요금제에는 8만원 수준의 보조금만 지급되니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아직도 크다"면서 "고가요금제를 강요할 수도 없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전했다. 용산 전자상가 인근 B매장 관계자도 "지난 주말보다 훨씬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었다"면서도 "실제로 구매로 이어진 손님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일주일만에 2배 이상 뛴 보조금에 '더 기다려보자'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강변 테크노마트 C매장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10월 이전의 상황을 소비자들이 자꾸 생각 한다"며 "이미 상한선에 가깝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높은 보조금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해도 소위 '대란'이 일어나면 연락을 달라는 문의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스마트폰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꼭 보조금이나 갤럭시S6에 대한 반응이라기 보다는 이제 스마트폰 시장 사이즈가 딱 이정도일 수 있다"면서 "단말기유통법까지 시행되면서 당분간은 현재 번호이동 건수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주말 강변 테크노마트를 찾은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손님이 없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면서 "갤럭시S6 출시 이후에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으리란 기대도 많이했지만 막상 상황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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