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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차 이광구 행장 "은행장사, 딱 농구처럼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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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ㆍ3쿼터에 올인…일찌감치 승부 끝
女농구팀, 꼴찌서 1등팀으로 재탄생
민영화 실패로 경쟁력 떨어진 우리銀
사업목표 70% 상반기 달성, 임원에 주문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1쿼터에 몸풀기를 한 후 2ㆍ3쿼터에 점수 차이를 확 벌리고 4쿼터에 여유있는 마무리를 하는 한새농구단의 경기스타일을 배워라. (우리도)준비기간인 1분기가 끝난 만큼 이제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려 실적을 내야 할 때다."
오는 8일 위임 100일을 맞는 이광구 우리은행 장이 한새 여자농구단의 통합우승 3연패가 확정된 후 임원들에게 건넨 얘기다. 올해에도 우승한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팀인 한새농구단의 경기 스타일을 벤치마킹해 1등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는 초저금리의 장기화와 안심전환대출 등의 여파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위기에 처했지만 한새농구단처럼 임직원들이 일치 단결해 전력을 다한다면 이를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행장이 올 상반기까지 연간 사업목표의 70%를 이루고 3분기에 사업목표 100%를 달성하자며 목표 수치까지 한새농구단의 경기스타일과 똑같이 설정한 것은 농구단이 피나는 노력으로 체질을 개선해 강한 팀으로 거듭난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서다. 한새농구단은 4년 전까지만 해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던 약체였다. 하지만 신한은행 여자농구단 코치 출신인 위성우 감독이 팀을 맡은 후 끈질긴 승부력을 보이며 좀처럼 지지 않는 강한 팀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경기 분위기와 성적을 가늠하는 2ㆍ3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전략으로 3연패의 위엄을 달성했다.

은행 영업 현장에서도 이같은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게 이 행장의 생각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처한 환경이 4년전 한새농구단과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15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해온 민영화 작업도 네 차례에나 실패했다. 민영화 과정에서 작년 11월 금융지주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대형 지주사와의 경쟁도 힘겹게 됐다. 우리은행을 둘러싼 환경이 이래저래 녹록지 않아 자칫 은행업계 꼴찌로도 내려갈 수 있는 그야말로 위기에 직면했다. 바로 지금이 꼴찌에서 1등이 된 한새농구단의 DNA를 벤치마킹할 때인 셈이다.
이 행장은 농구단의 경기스타일을 벤치마킹해 매년 자산을 15조원 이상의 증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격적 자산성장을 통해 2016년부터는 안정적으로 1조원 이상의 이익도 실현시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른바 공격적 영업을 통해 자산성장과 이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를 앞둔 올해 무엇보다도 수익성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농구팀이 골을 넣어 점수를 낸다면 우리는 기업영업ㆍ리테일ㆍ은퇴시장 등 시중은행들과 똑같이 경쟁하는 분야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면 1등 은행이 될 것으로 보고 농구팀을 벤치마킹하라고 주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임원회의에서 농구와 함께 전략없이 몰려다니는 동네축구를 하지 말라, 헛발질을 하지 말라는 식의 축구를 빗댄 주문도 종종한다"며 "이 역시 내 몫을 완수해야 강한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이 행장의 신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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