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출고가 인하 찔끔…보조금 경쟁은 여전
시중 단말기 평균 인하 폭 팬택 제품 제외하고 소폭 인하
그마저도 20% 정도만 내려…구형, 비인기폰에 집중
이통사 공시지원금 늘리며 출혈 경쟁은 계속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는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정관리로 어려움을 겪는 팬택 제품을 제외하면 출고가 인하폭은 대부분 20만원 이하에 불과했다. 단통법의 취지인 통신비 경감을 위한 사전조건인 출고가 인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비용은 법 시행전보다 되레 늘어났다.
10일 착한텔레콤에 따르면 9일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중 KT는 총 47개 제품 중 13개 단말기 출고가가 인하됐다. SK텔레콤은 48개 제품 중 11개, LG유플러스는 44개 제품 중 11개의 출고가가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각사별로 대략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통 3사가 판매하는 제품 중 가장 많이 출고가가 인하된 것은 팬택 모델이다. KT 4개, LG유플러스 3개, SK텔레콤이 2개가 40만원 상당의 인하폭을 보였다. SK텔레콤에서 판매하고 있는 팬택의 베가아이언2는 법 시행전 78만3200원이었던 출고가가 45만3200원이 내려 3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이통3사 전체 중 가장 인하폭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같은 모델을 43만1200원 내렸다. 팬택의 시크릿노트도 출고가가 29만7000원으로 각각 40만2600원씩 인하됐다.
하지만 팬택의 경우 법정관리 중으로 현재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통법 효과로만 해석하기는 무리다. 팬택 제품을 제외하고 출고가가 가장 많이 인하된 제품은 LG유플러스가 판매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4 줌2로 69만3000원에서 39만6000원이 인하됐다. 이어 KT가 판매하는 삼성의 알파와 SK텔레콤의 LG전자 G3A가 각각 25만3000원씩 출고가를 내렸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LG전자 5개, 삼성전자 4개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KT는 LG전자 6개, 삼성전자 2개이고 LG유플러스는 각각 4개씩이다. 반면 애플 아이폰은 80만~100만원대를 유지해 판매되고 있다. 구형 모델인 아이폰5s의 출고가도 변동없었다.
반면 이통사들은 공시지원금 상향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아이폰5s는 물론 갤럭시노트3 등 비교적 인기 있는 스마트폰에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려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출고가가 높은 고가 스마트폰도 사실상 공짜에 구매가 가능하다. 출고가가 81만4000원인 아이폰5S 16GB는 '공짜폰'이 된지 오래다. 또한 KT는 LG전자 스마트폰 'G3 비트'(출고가 29만7000원)에 공시지원금 26만7000원을 지급, 할부원금 3만원에 판매한다. 단통법 도입 초기 저가 요금제에는 공시지원금이 거의 없어 소비자들이 비싼 돈에 단말기를 구입해야 했던 상황과는 대조된다.
이같은 지원금 유치경쟁은 이통사들의 마케팅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통3사의 지난해 마케팅 비용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총 8조8220억원으로 나타났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SK텔레콤 8160억원, KT 8127억원, LG유플러스 5182억원 등 총 2조1469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 3분기 2조507억원보다 4.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단통법 시행 이후에도 출고가 인하 등의 효과가 미진해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초기보다 보조금이 오르고 출고가가 내린데 따라 단통법 논란이 수그러들었다"면서도 "현재 출고가 인하가 구형폰, 비인기폰, 재고폰에 집중돼 있어 실질적인 효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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