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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근 前총장이 뒷돈 먼저 요구"…뇌물로 물든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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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STX서 7억대 뇌물받은 정 전 총장 체포…통영함·정비대금 사기 등 계속되는 군 뇌물스캔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납품업체에 먼저 뇌물을 요구한 뒤 가족을 동원해 거액을 챙기거나 업체와 짜고 수백억원의 국가보조금을 횡령하는 데 가담한 군 장성들의 비리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자기 호주머니를 불려가는 사이 군에는 부실한 무기와 물품이 공급됐다.

▲ 지난해 10월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군 수뇌부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군 수뇌부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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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30일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62)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등 수주편의제공을 댓가로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으로부터 7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전날 정 전 총장의 자택에서 그를 체포했다. 합수단 수사가 시작된 이래 군 최고 수뇌부 출신이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총장은 STX 측에 먼저 뇌물을 요구하는가 하면 뒷돈을 챙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장남이 설립한 회사를 통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후원을 받는 것처럼 꾸몄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총장과 강덕수 전 STX 회장(구속수감)을 연결해 준 '브로커'도 군 장성출신이었다. 정 전 총장이 STX에 뇌물을 요구할 당시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67)은 STX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었다. 윤 전 사령관은 강 전 회장에게 '뇌물을 전달하면 사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 전 회장을 설득했고 결국 정 전 총장 아들 회사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거액의 상납이 이뤄졌다.

합수단은 정 전 총장의 장남과 윤 전 사령관도 체포해 조사했지만 일단 석방한 후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지난해 합수단 출범 이후 육해공군의 '비리 스캔들'은 끊이지 않고 적발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사고해역에 투입되지 못해 논란이 일었던 '통영함' 건조에도 군과 납품업체, 로비스트의 끈끈한 삼각고리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준 방위사업청 소속 오모 대령(58)과 최모 중령(47) 구속을 시작으로 통영함과 소해함에 탑재되는 장비 납품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챙긴 황모 대령(54)과 최모 중령(47)이 쇠고랑을 찼다. 이들을 업체와 연결시켜 준 로비스트 역시 군 간부 출신 예비역으로 드러났다.

공군 전투기 정비대금 240억원을 빼돌린 블루니어 사기 사건에도 전현직 군인들이 무더기로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 항공기 부품 수입·납품업체 블루니어 박모 대표(54·구속기소)는 전투기 정비에 새 부품을 사서 교체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을 챙겼다. 2년 6개월간 도주하다 검거된 박 대표는 방사청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인 사실을 털어놨고 결국 이에 가담한 김모 전 사무관과 예비군 대령 천모씨 등이 기소되거나 구속됐다.

군인들에게 지급되는 방상외피(야전상의) 납품도 비리로 얼룩졌다. 특정업체에 야전상의 납품물량을 몰아주기 위해 공문서를 변조한 방사청 소속 대령과 공군장교 출신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합수단 출범 이후 방위사업 취약점이 어딘지 파악했으며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항을 포함해 감사원이나 국정감사, 언론에 제기된 사건들도 본격적으로 수사할 계획이어서 비리 연루 전현직 군인들의 적발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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