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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차두리 폭격에 우즈'백기'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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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우즈베크전 후반 24분 투입…70m 질주 후 손흥민 쐐기골 도움
중동팀과 4강전서도 활약 기대

차두리[사진=김현민 기자]

차두리[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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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차두리(35·FC서울)가 달리면 한국 축구가 웃는다. 그의 질주는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쾌속 열차'처럼 거침없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헤치고 나갈 열쇠도 그가 갖고 있다.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차두리의 질주는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경기장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우즈베크)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손흥민(23·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도왔다. 중앙선 부근에서 약 70m 거리를 바람처럼 달려 우즈베크의 왼쪽 측면을 허물었다. 띠동갑을 넘은 상대 미드필더 잠시드 이스칸데로프(22·파크타코르 타슈켄트)를 털어내듯 제치고 왼쪽 측면 수비수 비탈리 데니소프(28·로코모티브 모스크바)마저 허수아비로 만들며 벌칙구역 안으로 침투한 손흥민의 발 앞에 공을 밀어 주었다.
차두리가 투입된 시점은 양 팀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진 후반 24분이었다. 문성환 본지 객원해설위원(31)은 "차두리의 투입은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가 들어가면서 대표 팀의 좌우 공격이 균형을 이뤘다"고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첫 번째 교체 카드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차두리를 내보냈다. 연장전을 고려하지 않고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내려는 공격적인 선택이었다. 차두리는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수비를 강화하고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상대 팀에 부담을 주었다. 우즈베크는 차두리의 힘과 빠르기를 당해내지 못해 크게 흔들렸다. 차두리가 대표 팀의 오른쪽을 강화한 덕분에 손흥민과 김진수(22·호펜하임) 등 왼쪽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우즈베크의 압박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었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던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연장전에서 왼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긴 것도 반대편에서 우즈베크 수비진을 위협한 차두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두리는 "교체 투입될 때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나오라고 주문하셨다"고 했다.

차두리가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쐐기 골을 넣은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차두리가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쐐기 골을 넣은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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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차두리의 역할은 이라크 또는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도 필요하다. 실점을 막기 위한 탐색전을 지나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25분 이후가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대표 팀은 오는 26일 오후 6시 시드니의 경기장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란과 이라크의 8강전(23일 오후 3시 30분) 승자와 준결승전을 한다.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중요한 일전이다.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으로 가는 여정에서 여러 차례 중동 팀에 발목을 잡혔다. 이란은 2004년 중국 대회 8강전에서 대표팀을 4-3으로 꺾었다. 차두리는 이 대회를 통해 아시안컵에 첫 출전했다. 두 번째로 나선 2011년 카타르 대회 8강에서 이란을 다시 만나 1-0으로 설욕했지만 우승컵은 일본이 가져갔다. 이라크도 2007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대회 4강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정상까지 올랐다.

차두리에게 이번 대회는 아쉬움과 환희를 함께 누릴 기회다.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0-1 패)를 통해 데뷔해 14년을 함께한 국가대표로서의 은퇴 무대. 그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스스로 설정한 국가대표 은퇴경기를 연장했다. 두 경기를 더 이기면 한국축구가 1960년 이후 55년이나 기다린 우승컵을 탈환하고 홀가분하게 태극마크를 반납할 수 있다. 그는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 한 고비를 넘겼다.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팬들의 응원이나 미디어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길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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