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일본 대기업들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기록적인 이익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에게는 아베 노믹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도산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데이코쿠측은 특히 중소 변두리 도시에 소재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산의 징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의 실적이 향상된다고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내 중소기업 취업인구는 3200만명이나 된다. 대기업 취업인구 1400만명의 배가 넘을 정도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엔화 약세와 소비세 인상이라는 악재가 안팎으로 중소기업들을 옥죄고 있는 탓이다. 달러를 주고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들여와 대기업에 판매해야하는데 엔화가치가 하락하다 보니 원가 부담이 늘어났다. 여기에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며 소비 자체가 줄어 대기업의 발주량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혼다 납품 부품업체인 우키다의 다나카 아쿠미 이사는 "아베노믹스가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경기 호전만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려하지만 이미 상황은 꼬여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6일 아베 총리가 재계와 노동계 인사들과 만나 대기업들이 임금 인상ㆍ투자확대ㆍ부품 납품가 인상 등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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