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저금리의 역설…숏마진으로 몰려간 돈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소비·투자 느리겠다고 낮췄는데…

증시주변자금 102조9810억으로 늘어
연말 공모주 청약시장에도 뭉칫돈
시중자금 단기화수준 19.9%, 3년새 최고

시중자금과 소비 투자 증가율

시중자금과 소비 투자 증가율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삼성SDS 15조, 제일모직 30조원?'

올 연말 마무리된 공모주 청약시장의 '흥행 대박'은 투자처를 잃은 우리나라 부동자금의 민낯을 보여줬다. 청약 광풍이 불면서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밀물처럼 공모주 시장에 빨려들어간 것이다. 반면 실물경제의 소비와 투자활동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와 투자는 제끼고, 고수익을 쫓는 단기투자자금 형태로 머물고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1월 증시주변자금은 102조9810억원으로 지난해 8월(102조9856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8월 100조원대를 다시 뚫은이래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1년전보단 4조5600억원(5%) 늘어난 수치다. 증시주변자금이란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에 투자하려는 자금으로 투자처를 못 찾고 맴도는 단기부동자금이다. 투자자예탁금과 파생상품거래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과 위탁매매미수금, 신용융자잔고, 신용대주잔고 등으로 언제든지 주식투자에 쓰일 수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현재 공모주 시장에 대거 쏠리고 있다"며 "상반기에 상장한 공모주들의 수익률이 좋았던 것도 청약 열풍을 부추기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 단기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금융권에 풀린 총유동성(Lfㆍ평균잔액 기준) 중 인출이 자유로워 사실상 현금에 준한 예금인 수시입출식 예금과 현금 등을 합친 협의통화(M1)가 차지하는 비율인 자금 단기화 수준은 지난 10월 19.9%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20.0%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자금의 단기화 경향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은 늘었지만 투자 등 실물경제의 수요로 이어지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물경제의 소비와 투자활동은 뜸하다. 올해 첫 금리인하가 있었던 3분기중 민간소비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1.5%에 그쳤다. 2분기(1.5%)와 같고, 1분기(2.5%)보다 1%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설비투자도 3분기 증가율이 4.3%에 그쳐 전기(7.7%)보다 3.4%포인트나 하락했다. 3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2.6%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시계열을 길게봐도 마찬가지다. 민간소비증가율은 매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GDP증가율은 3.0%였으나 민간소비증가율은 2.0%에 불과했다. 2001∼2008년(GDP증가율 4.64%, 민간소비증가율 3.74%)부터 꾸준히 민간소비 증가율은 GDP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민간소비증가율(1.7%)과 설비투자증가율(3.3%)을 지난 11월 수정 전망에서 각각 1%포인트, 4.7%포인트나 낮춰잡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저금리가 빚어낸 비정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금리를 내리고 돈을 많이 풀어도 소비는 안 늘고 자산가격만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인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도 "가계의 과도한 차입과 부채 상환 부담이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반면, '부의 효과'가 가능한 사람들의 자산가격은 올리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명목 근로자소득은 2007년과 비교해 35.4% 늘었고 자영업 소득도 18.5% 증가에 그쳐 명목 GDP성장률(36.9%)를 밑돌았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