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맞장구를 잘 치기 위해서는, 진행되는 대화에 딱 어울리는 추임새에 능해야 한다. 건성으로 맞장구를 쳐서도 안되고, 너무 헤프게 혹은 너무 인색하게 쳐서도 안된다. 또 추임새가 대화의 맥을 끊어서도 안되고 대화를 압박하거나 부담을 줘서도 안된다. 추임새가 다른 방향을 만들어내서 화제를 산만하게 하는 것도 썩 좋지 않다. 무엇보다 추임새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추임새를 잘 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을 백배 신나게 한다.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인이 된 행복전도사 최윤희씨와 만났을 때, 그녀의 추임새가 참 맛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대화를 유기적으로 엮어주고 박음질해주는 아름다운 수놓기처럼 느껴졌다.
맞장구의 최고 고수는, 표정과 행동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입으로 말하는 것은 저 표정과 행동이 이미 말하고 있는 것의 확인이며 그것의 화룡점정에 가깝다. 생각의 호흡을 따라가고 말의 결을 따라가고 재미의 센스를 공유하고 이야기의 물꼬를 다시 터주는, 듣는 자의 화자리더십같은 것. 이게 바로 맞장구 10단의 내공이 아닐까 한다. 맞장구가 수다스럽지 않다는 것, 맞장구가 절제를 바탕으로 멋을 만들어낸다는 것. 이것이 내공이 형성되는 지점이다. 대개 맞장구는 대화 중의 깊고 은은한 배려와 대화 전체를 읽는 통찰에서 나온다. 그리고 조급하지 않고 천착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생각이나 기분에 지나치게 도취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여유와 객관에서 나온다. 최고의 맞장구는 유머를 발생시키는 그 느슨하고 흔쾌한 지점을 이끌어내는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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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