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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상가 수백개 한꺼번에 경매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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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대출로 상가 매입…경기 침체에 저축은행 파산 영향
주엽동 태영프라자 165개 이어 뉴서울프라자서도 34개 쏟아져

165개의 상가가 법원 경매장으로 쏟아져 나온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태영프라자(제공: 대법원)

165개의 상가가 법원 경매장으로 쏟아져 나온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태영프라자(제공: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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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수도권 1기 신도시인 일산의 중심지에서 아파트 상가 수백개가 뭉텅이로 법원 경매장에 쏟아지고 있다. 임대 사업을 위해 금융권에서 수백억원의 자금을 끌어다 상가를 매입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축은행 파산, 도심 공동화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져 빚을 갚지 못한 결과다. 대부분의 상가 환산보증금이 소액임차보증금 우선변제 범위를 넘어서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받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

5일 대법원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태영프라자의 상가 350여개 가운데 165개가 예금보험공사의 임의경매 신청으로 경매에 나왔다. 이 가운데 113개 상가는 지난달 27일 1회차 경매가 진행됐지만 전부 유찰됐다. 내년 1월7일 고양지방법원에서 2회차 경매에 부쳐진다. 나머지 상가 52개는 경매기일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해당 물건의 소유자는 신철산업개발로 신모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08~2009년 토마토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286억원을 차입해 태영프라자 상가 168개를 매입했다. 차입금이 워낙 많은 데다 수익성까지 하락, 연 임대료수입인 3억7300만원으로 이자비용(32억7800만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토마토저축은행 파산 당시 이 물건에 대한 경매 청구액만 360억원에 달했다. 채권총액은 임대인의 전세권 44억원을 포함해 429억여원이었다.

이 건물은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의 주상복합건물로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가의 면적은 17~1300㎡로 각각 다르며, 대형슈퍼마켓의 경우 상가 54개를 통으로 임대해 199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주엽역과 불과 200여m 떨어진 초역세권이다. 배후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호수공원 등이 위치해 일산 내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현재 상가에는 대형슈퍼마켓과 문구점, 스튜디오, 학원 등 다양한 업종이 입주해 있다. 일부는 영업부진과 복잡한 권리관계 등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태영프라자뿐 아니라 인근 대형 상가에 매물이 넘치고 있다"면서 "일산 교통편이 점점 좋아지는 데다 인근에 다양한 상업시설까지 들어서 예전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태영플라자와 중앙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일산서구 주엽동 뉴서울프라자에서도 지난 8월 34개의 상가가 1회차 경매에 부쳐졌다. 전체 물건을 소유한 주체는 가모씨 혼자다. 가씨 역시 2005년 상가를 매입한 이후 농협에서 6억5000만원을 대출받았지만 갚지 못했다. 경매 청구액은 5억1582만원이다. 일부 물건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태영프라자 경매 물건의 경우 선순위채권 44억원이 있는 데다 상가번영회에 관리비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밀려 있다"며 "2008년 기준으로 환산보증금 390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1170만원까지 우선변제 받을 수 있어 임차인의 보증금 또한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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