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히 생각하건대 질문은 그냥 물음과 조금 다른 듯 하다. 질문은 물음보다 진지하다. 질문을 함으로써 현상에 드러난 것보다 더 깊거나 더 많은 사실과 진실, 정보를 얻는 일이다. 그래서 질문의 '질'이 바탕을 의미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본질적으로 다가가려는 물음이 질문인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로 풀면 '캐묻다'가 적절하다. 외관상 묻혀 있는 어떤 것을 적출하기 위해 캐는 물음이다.
지혜로워지는 인간은, 질문하는 힘을 지닌 인간이다. 질문은 아무나 못한다. 우선 관심이 있어야 하고, 방향성이 있어야 하고,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 통찰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질문은 때로 대답이 없어 보이고,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고, 답이 없는 동안의 괴로움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질문이 세상의 문제들을 긴장시키고, 교착상태의 지식을 툭 터지게 해 왔다. 질문하는 인간이야 말로 인류의 내일을 만드는 개척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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