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첫 해…'수정동의안' 핵심 카드 부상
-정부 예산 원안 막기위해 불가피하게 수정동의안 카드 등장
-하지만 다수당에 유리하고, 상임위 심의권 무력화시킬 수 있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전슬기 기자]국회선진화법에 의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본회의에 직행함에 따라 원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수정동의안'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수정동의안 역시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바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대안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자칫하면 상임위원회의 심의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일 현재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은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본회의에 자동부의돼 있다. 여야가 지난달 30일까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본회의 시작 전까지 여야가 추가 합의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제출한 원안 그대로 확정된다.
이를 막기 위해 여야는 국회법에 따라 수정동의안을 만들고 있다. 수정동의안은 국회법 95조에 명시돼 있는 조항으로 본회의에 회부된 의안에 대해 수정된 안을 함께 표결에 부칠 수 있는 방법이다. 법안은 30인 이상의 여야 의원이 찬성하면 되고 예산안은 50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려면 본회의 직전에 의장에게 관련 법안을 제출해야 하며, 제출된 안은 기존에 본회의에 상정된 원안보다 먼저 표결하게 된다. 만약 수정동의안이 통과되면 원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수정동의안 카드가 임시방편으로 떠올랐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가 각각 수정동의안을 올린다면 의석 수가 많은 당이 제출한 수정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수정동의안에 담긴 법안은 상임위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에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 법안도 표결에 부칠 경우 다수당의 것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여야가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예산부수법안의 경우 여당은 야당이 기획재정위에서 반대했던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와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포함한 수정동의안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그대로 올려 처리할 수 있어 상임위 심의권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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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동의안 제출이 가능한 범위도 논란거리다. 국회법 95조 5항에 따르면 수정동의안은 '원안 또는 위원회에서 심사보고한 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본회의에 이미 상정된 안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법안이어야 수정동의안으로 함께 표결을 부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은 '직접적인 연관성' 부분을 확대 해석해 예산부수법안 외에도 여야가 상임위에서 잠정합의한 법안도 수정동의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합의할 경우 수정동의안 제출 범위에 예외적인 부분을 추가할 수 있다.
기재위 조세소위 소속 관계자는 "여야가 각 상임위에서 제시간에 합의에 이르라는 것이 국회선진화법 취지"이라며 "오히려 대안책인 수정동의안으로 인해 상임위 심의권이 무력화되는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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