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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이는 '아카폰', 뻔뻔(FunFun)한 설득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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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안나 LG전자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대리, 박성준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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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짓는 폰, 왜냐고요? 재밌잖아요"
기계에 감정 불어넣자는 생각
"기능 아닌 트렌드" 주변 설득
폰 캐릭터 따라 벨소리도 달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이 얄궂은 건 대체 왜 만드는거야." "재밌잖아요."
지난달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열렸던 부산에서 독특한 스마트폰 하나가 눈을 깜빡이며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자들을 맞이했다. LG전자의 '아카(AKA)' 스마트폰이었다. 4가지 서로 다른 인상을 지닌 아카는 스마트폰 커버 상단에 노출된 부분에서 눈이 깜빡이며 '감정'을 표현한다. 배터리가 없으면 졸린 눈으로 변하고 스마트폰을 마구 흔들면 어지러운 표정으로 바뀐다. 관람객들은 "이게 대체 뭐지"에서 시작해 "재밌네"로 끝나는 반응을 보였다. 아카 개발자들은 아카의 첫 탄생 역시 '이게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내부 설득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아카 콘셉트를 발굴하고 아카 제품 기획을 총괄한 박성준 LG전자 MC 상품기획그룹 과장은 "아카의 최초 기획 단계에서 생각한 건 크게 두 가지였다"며 "진열대에 차례로 놓인, 뻔한 스마트폰들 중에 단번에 눈에 띄는 걸 만들어보자는 것과 슬라이드 커버를 활용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카 정체성의 대표가 된 눈 모양의 유저 인터페이스(UI) 역시 이 두 가지를 만족하기 위해 고안해냈다.

함께 제품 기획을 맡은 이안나 LG전자 MC 상품기획그룹 대리는 "기존 플립 커버 스터디를 통해 '불편하다'는 의견을 청취한 후 슬라이드 커버를 생각했다"며 "슬라이드 빈 화면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눈 모양의 UI를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아카의 시작 자체가 폰 사양으로의 접근이 아닌 감성으로의 접근이었기 때문에 사람의 감정이나 성격을 잘 나타내는 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전면 슬라이드 커버 역시 처음 시도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을 들였다. 박 과장은 "이걸 왜 하는지에 대한 유관부서 설득부터 슬라이드 커버의 감을 어느 수준에 맞출지에 대한 일종의 표준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이안나 LG전자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대리, 박성준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과장

(왼쪽부터)이안나 LG전자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대리, 박성준 MC사업부 상품기획그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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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는 4가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성격은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에서 따왔다. 이 대리는 "처음에는 욱 하는 직장 동료, 만년 다이어트하는 여자, '만인의 오빠'라고 호언장담하는 남자, 술 취하면 감성에 젖는 친구 등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성격에서 착안해 조금씩 변형했다"며 "20~30대가 공감할 만한 성격에서 출발해 최종적으로 우키, 에기, 소울, 요요 네 가지 캐릭터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벨소리·알림 소리에도 캐릭터의 특성을 반영했다. 박 과장은 "욱하는 성격의 우키의 벨소리는 처음에 시작과 동시에 욕설을 거르기 위한 '삐' 처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랩이었다"며 "타깃 연령대 등을 고려해 수위조절은 됐지만 우키의 욱하는 성격은 곳곳에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금사빠(금세 사랑에 빠지는 사람)' 캐릭터 에기의 사운드는 '끈적이는 보사노바'다.

최초 기획부터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 개발자들은 만드는 내내 재밌게 작업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기기인 스마트폰에 성격을 불어넣고 폰 구성품에 '기능'이 없는 아트토이 피규어를 포함하는 것에 대한 설득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이걸 왜 하지" "이게 어떤 기능이 있지"라는 질문에 "재밌으니까요"라는 '뻔뻔한' 답을 하고 근거로 기능이 아닌 트렌드와 세분화된 소비자 성향을 들이댔다. 마침 발생한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의 '슈퍼마리오 대란'이 힘이 돼 줬다. 기능 대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얻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근거로 댔다. 다행히 '뭔가 다른 스마트폰'에 대한 필요와 맞물려 내부 이해가 이뤄졌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아카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박 과장은 "아카만의 문화를 만들고 이를 플랫폼화할 것"이라며 "아카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곧 공개할 예정이고,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문화적인 확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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