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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뷰] 시험에 든 美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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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글로벌 중앙은행'으로도 불린다.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기축 통화인 달러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 구석구석마다 Fed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서다.

요즘은 미국의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이은 '제4부'라고도 불린다.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도드-프랭크법'이 Fed에 가히 무소불위의 감독권까지 쥐어 주면서 생긴 말이다.
그렇게 잘나가던 Fed가 최근 심심치않게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불려나와 혼쭐이 났다. 죄목은 뉴욕 연준과 대형은행으로 대표되는 월스트리트와의 유착의혹이었다.

지난 9월 말 뉴욕 연준의 전직 감독관이 골드만삭스에 대한 부정을 발견했지만 고위층이 이를 덮으려고 부당한 압력을 넣고 결국 해고까지 시켰다는 주장이 담긴 테이프가 공개됐다. 이어 뉴욕 연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골드만삭스 직원들이 은행 평가와 관련해 뉴욕 연준의 비밀 정보를 미리 빼냈다는 의혹도 보도돼 파장이 일었다.

뉴욕 연준은 전 세계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와 대형은행들을 직접 관할하고 있다. 게다가 더들리 총재는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이어서 청문회 먹잇감으론 적격이었던 셈이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Fed의 역할은 금융기관의 경찰이 아닌 산불관리인"이라면서 "그래도 지난 6년간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해명에 진땀을 뺐다. 워싱턴의 Fed 본부도 청문회를 하루 앞둔 20일 미국 내 12개 지역 연준의 은행 감독 업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며 내부 개혁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Fed가 감독임무를 소홀히 하고 잠든 사이에 대형은행들의 리보 금리조작과 원자재 매점매석 행위가 이뤄졌다"며 질타했다.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군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잘못을 당장 시정하든가 아니면 그렇게 할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뉴욕 연준 총재를 대통령이 지명하고 의회의 인준을 받도록하는 개정법도 제안됐다. 1913년 설립 당시 Fed는 워싱턴에 위치한 본부는 정부기관의 성격을 갖지만 산하 12개 지역연준은 민간 금융자본이 참여하는 이사회가 운영토록 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지역 연준 총재도 이사회가 임명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금융권력과 유착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Fed의 불투명한 행정관행과 월스트리트와의 유착관행을 없애기 위한 개혁 필요성은 심심치 않게 거론돼왔다. 하지만 Fed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적극 반대해왔다. 옐런 의장 역시 이 같은 논리를 내세워 우호적 여론을 조성해왔다.

그러나 여론 기류도 변하고 있는 분위기다. Fed가 독립성을 계속 지키려면 막강해진 권한에 걸맞는 투명성과 도덕성으로 신뢰를 다시 찾는 노력을 해야 할 차례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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