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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추종 혐의' 창업주 사과도 무색한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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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리테일 매니저.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리테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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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민감한 문제(동해 표기)에 직면했는데, 이런 일은 이케아 최초인가요?"

"아닙니다. 이런 일은 많습니다. 제품명이 스웨덴 단어라서, 스웨덴에서는 그런 의미가 아닌데 타국에서는 다른 의미이거나 안 좋은 의미가 되어서 민감한 사안에 봉착한 적이 있습니다."
19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안드레아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리테일 매니저와 국내 기자가 질문시간에 나눈 대화다. 이 답변에서 이케아코리아가 현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일종의 '해프닝'이나 '오해'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있어 동해 표기 문제는 단순히 제품명이 스웨덴 단어라서 유발할 수 있는 '오해'와 차원이 다른 심각성을 지니고 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케아코리아는 서경덕 교수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적한 것처럼 '시장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이케아코리아는 벽걸이 제품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문제 제품에 대한 리콜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케아가 지금까지 안전 이외의 문제로 리콜을 결정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하기만 하면 역사적으로 문제가 있는 제품을 팔아도 상관없다'는 무책임한 변명 이상으로 들리지 않는다.

슈미트갈 매니저가 여러 차례 사과하고 "이케아는 한국의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공허하게 들린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이케아 광명점은 세계 최대의 매장 규모를 자랑한다. 2개 층의 매장과 사무실, 3개 층의 주차장으로 신축되며 연면적만 13만1550㎡에 달한다. 매장 내 쇼룸 개수는 총 68개다.

이케아가 이렇게 대대적 투자를 감행한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벌어갈 돈이 많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우리 소비자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민족의 역사적 아픔과 직결된 동해 논란을 그저 해프닝과 동일시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나치 추종 혐의를 받았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르가 직접 종업원들에게 과거를 고백하고 사죄했던 만큼, 이케아가 한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에 좀 더 세심한 대응을 하길 바랐던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지나친 기대였을까.

세계 최대 매장의 개장식에 잉바르 창업주가 직접 참석하지 않는 것도 씁쓸함을 남긴다. 일본에는 찾아갔던 그가 왜 한국에는 오지 않는 것일까.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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