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경쟁력 높아지고 거래소·증권사 적극 상장추진 나선 영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해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추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도 상장 유치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9년까지 전무하던 해외기업의 계약체결 건수는 2010년 2건, 2011년 0건, 2012년 6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4건을 기록했다.
올해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해외 기업들 중 2개사는 연내, 7개사는 내년에 각각 상장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해외기업들의 국내 상장은 국적이 다변화되고 정보통신(IT), 바이오 등으로 업종이 첨단화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해외기업들의 국적은 중국 3개사, 필리핀 1개사였다. 올해에는 영미권 기업까지 합류했다. 국적별로는 미국 3개사, 영국 1개사, 중국 5개사 등이다. 미국 기업은 아파치골프, 카탈리스트바이오, 조이시스템 등이고 중국 기업은 로스웰전기, 해천약업, 항성집단, 차이나크리스탈, 산동봉우면분 등이다. 영국사는 콘텐트미디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외국기업 상장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상장 추진을 꼽았다. 실제 거래소는 올해 상장유치부를 신설한데 이어 지난달 처음으로 '미국 동ㆍ서부 상장유치 일대일 릴레이 기업면담'을 실시했다. 현재 주관사 계약을 추진 중인 미국기업 12개사 중 9개사가 이번 미국 로드쇼를 통해 발굴한 기업이다.
또 증시 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기업 상장 유치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한몫 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해외기업 상장 유치시 수수료가 국내기업 상장 대비 두 배 이상이라 대형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와 콘텐츠 분야 등을 필두로 국내 증시의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하종원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유치부장은 "외국에서 한국 증시에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국내 증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와 바이오 관련 회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상장을 통해 한국에서 자금과 인력을 조달하는 등 비즈니스 관계 확대를 위해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