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맞벌이 신혼부부가 서울에 중간 가격대의 아파트 전세를 마련하려면 28년이 넘게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이보다 다소 짧은 21.1년이었다.
2009년 같은 조사에서 서울의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17.2년, 수도권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12.6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불과 5년 만에 각각 11.3년, 8.5년이 늘어난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처럼 전세 마련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신혼부부의 소득에서 연금과 세금, 각종 소비로 인한 지출을 뺀 '흑자액'은 18% 감소한 반면 아파트 전세금은 4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사회 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 30~34세 남성의 임금은 불과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이 점차 증가한다고는 하지만 소득보다 전세보증금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파르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없이 전세금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경실련 측의 설명이다.
경실련은 "정부가 빚을 통해 이들을 주택매매로 이끌려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 주거보조비 지급 확대 등을 통해 최소한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아파트 건설 위주의 임대주택 공급정책에서 벗어나 도심의 기존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매입하거나 미분양 공동주택 매입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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