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성장 이끌었던 필수소비재 업종 부진…성장둔화·내수침체 장벽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 주식시장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소비재주 랠리가 끝나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수소비재란 식료품·위생용품 등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 필수품을 말한다. 경제성장과 함께 급증하는 중산층은 신흥국 필수소비재 시장 확대에 크게 한몫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흥국 소비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인 고수익 창출 기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부진 속에 신흥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내수침체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증시에 반영됐다. MSCI 신흥국 필수소비재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MSCI 신흥국 지수를 3% 밑돌고 있다. 이는 소비재 부문에서 자금이탈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소비재 기업들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피델리티 중국 소비재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4.6%다.
영국 투자은행 HSBC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올해 개인 소비 증가율은 4%로 예상된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저조한 것이다.
소비재주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신흥국 소비재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2년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의 인도 법인 힌두스탄 유니레버는 현재 PER가 38배다. 인도 센섹스지수(17배)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소비재주 조정기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아시아 투자 422개 글로벌 주식형 펀드 중 절반이 여전히 신흥국 소비재주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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