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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을 덮친 '뉴노멀' 폭풍…숨은 투자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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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시장 장기 구조조정·유동성 이동·달러 강세…악재 산적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 경제가 장기 성장둔화를 뜻하는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지난해 5월 '버냉키 쇼크' 이후 신흥국 투자자들은 크고 작은 테이퍼링 충격을 견뎌야 했다. FT는 그러나 신흥국이 겪을 시련은 단기에 그치는 쇼크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대신 신흥국 경제는 오랜 기간 성장이 정체되는 뉴노멀 시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우선 원자재 수퍼사이클(대호황) 종료가 꼽혔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의 원자재 수요 둔화가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셰일혁명에 따른 원유 시장의 가격 하락 등 원자재 시장의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 시대가 저물고 있음은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으로도 확인된다. FRB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전 세계에 풀었던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다. 금리인상도 예상된다. 이는 달러화 강세에 불을 붙이면서 신흥 자산 가격의 거품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계속 돈을 풀고 있다. 하지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고려할 때 FRB의 양적완화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신흥국 투자가 미국에 기반한 펀드 매니저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자금조달 통화를 달러에서 유로나 엔으로 바꿀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축소,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채권 시장의 부진은 이미 예견된 바다. BNP파리바는 2011년부터 진행됐어야 할 신흥국 채권 시장의 조정기가 미국의 양적완화로 지연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이머징 채권 시장이 맞을 후폭풍이 그만큼 더 거셀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씨티그룹의 루이스 코스타 전략가는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채권 시장의 금리격차(스프레드)는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다"면서 "하지만 향후 최소한 75%의 신흥국 채권에서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 강세에 따라 신흥국이 겪을 자금조달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이 제때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버냉키 충격 이후 '취약 5개국'으로 묶였다. 이 중 인도·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국가들의 재정적자는 여전히 크고 단기자금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물론 뉴노멀 시대에도 승자는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일란 솔롯 전략가는 "신흥국 투자시에는 안정된 통화, 낮은 인플레이션, 경상흑자 등의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 기준에 들어맞는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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