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걸어다니는 입법기관’이자 민의의 최고 대변자인 국회의원의 품격에 대한 지적들이 적지 않았다. 이찬열 의원은 수서발 고속철도의 민영화 여부를 최연혜 코레일 사장에게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에 최 사장이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답하자 “지금 정권에 잘보이겠다는 건가? 놔두면 이익이 되는 것을 (분리해도) 손해가 없으니 괜찮다는 발상은 공사 사장을 하기 싫다는 말이다”고 거세게 공격했다.
김성태 의원도 가세했다. 코레일이 고용한 청소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거론하며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를 물었다. 최 사장이 머뭇거리며 “4800원인가…”라고 얼버무리자 김 의원은 “4800원 좋아하고 있네”라고 비아냥댔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최 사장은 가만히 보면 좋은 집안에서 좋은 교육받고 곱게, 평탄하게 살아오신 거 같다”며 “그런데 높은 사람에게는 비위 맞추고, 노조나 환경미화원은 무시하고 비틀어서 흑자 낸다는 경영방침은 대단히 잘못된 거 아니냐”고 호통을 쳤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업무를 감시하고 비판해 국가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매년 시행되는 것이 국감이지만 매번 기관장을 궁지로 몰아넣기 위한 인신공격성 발언에 집중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여보세요 사장님”이나 “좋아하고 있네”류의 언사가 품격있다고 느끼는 국민은 별로 없을 듯하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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