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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권투팬 깨우러 왕년의 챔프가 나섰다

최종수정 2014.10.16 11:25 기사입력 2014.10.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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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WBC 세계챔프 지인진 프로모터 변신 "선수때 불합리 생각하며 후배들 이끌 것"

지인진 버팔로프로모션 프로모터[사진=지인진 제공]

지인진 버팔로프로모션 프로모터[사진=지인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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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 프로권투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내홍을 겪어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여러 기구로 나눠졌다. 지인진(41)이 2007년 7월 세계복싱평의회(WBC) 페더급 타이틀을 반납한 이후 7년3개월여 동안 세계챔피언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김지훈(27)이 2009년 국제복싱기구(IBO) 주니어 라이트급 벨트를 따냈지만 존재가 미미한 마이너기구인데다 2010년에 그마저 반납했다.

2008년부터 체육관을 운영해온 '마지막 챔피언'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경기도 동탄의 사무실에서 18일 개업식을 열고 버팔로프로모션의 프로모터로 첫 발을 내딛는다. 경기를 주관하며 프로에게는 상금을 보장하고 아마추어에게는 경비를 제공한다.
버팔로프로모션은 전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유명우(50)가 2013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8월 한국권투연맹(KBF) 실무부회장을 맡은 뒤 지인진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복싱기구의 임원은 직접 프로모션을 운영할 수 없다. 동탄에서 지인진복싱체육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지인진은 유명우가 이뤄놓은 기반을 망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유명우 선배의) 그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유명우는 2013년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헌액된 스타로 지인진에게는 하늘과 같은 선배다. 아마추어 유망주로 두각을 보이면서 들어간 대원체육관에서 전담 스파링 파트너로 뛰었다. 링에서는 날쌘 주먹을, 체육관 밖에서는 따뜻한 격려를 받으면서 기량을 키워 2004년 WBC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지인진은 "모든 걸 이루고도 여전히 프로권투를 위해 희생하는 선배는 영원한 롤 모델"이라며 "그 정신으로 프로모터 일을 해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명우는 "프로모터 일도 나보다 더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고 최요삼의 동생 최경호 버팔로프로모션 본부장, 유명우 한국권투연맹 실무부회장, 지인진 버팔로프로모션 프로모터[사진=지인진 제공]

왼쪽부터 고 최요삼의 동생 최경호 버팔로프로모션 본부장, 유명우 한국권투연맹 실무부회장, 지인진 버팔로프로모션 프로모터[사진=지인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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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O 미니멈급 여자세계챔피언 홍서연(27)과 WBC 유스 슈퍼밴텀급챔피언 김예준(22) 등을 길러낸 지인진은 이제 그들에게 다양한 무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열악한 여건에서 묵묵히 훈련하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당장 세계챔피언을 노릴 만한 재목은 보이지 않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동양 타이틀부터 가져온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유명우가 유지해온 일본과 꾸준한 교류경기를 계속 추진하면서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복싱 강국들과 경기를 새롭게 마련할 방침이다. 고 최요삼의 동생 최경호(38) 씨가 본부장으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양석환 씨(42)가 국제이사로 원활한 관계에 도움을 줄 예정. 그는 "선수들이 링에 오를 기회를 자주 만들어 프로권투가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권투계는 지인진의 프로모터 변신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선수 시절 WBC 페더급 타이틀을 반납하면서까지 불합리한 운동 환경을 알림으로써 열악한 링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지인진은 "사제관계가 좋게 매듭을 맺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그동안 프로권투의 근간이 흔들린 게 아닐까"라며 "늘 선수들의 입장을 생각하며 경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 시절의 끈기와 노력을 떠올리며 전진한다면 분명 잠든 프로권투 팬들을 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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