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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바글거려도 환전商은 속만 부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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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남대문 환전소, 원달러 환율 상승 관광객 특수 대목인데…

카드쓰고 단체는 가이드가 환전
등록 환전소 포화에 달러도 안돌아
엔저에 일본 손님 없어진지도 오래

지난 13일 오전 환전상과 암달러상들이 집중돼 있는 서울 남대문 인근 도로가 한가하기만 하다. 최근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환전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지난 13일 오전 환전상과 암달러상들이 집중돼 있는 서울 남대문 인근 도로가 한가하기만 하다. 최근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환전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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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그냥 노는 거야. (달러가) 귀한지 어쩐지 들어오지 않으니까 몰라."

환율이 1070원대를 오르내리던 13일, 서울 남대문 시장 입구에서 '환전' 간판을 내걸고 조그만 탁자에 앉아 영업하는 암달러상 김모씨는 "(환율이) 올라가든 말든 들어오지도 않으니까 모른다. 달러 가져오는 놈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환율이 오르는 대목을 맞았지만, 명동과 남대문 일대 암달러상들의 경기는 예전 같지 않다. 은행들이 우대상품을 내놓는 등록 환전소가 많이 생겼고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들어오는 달러가 귀하다는 것.

선글러스를 쓴 채 조그만 의자에서 소액환전을 하던 정모씨도 "한산한거 보면 모르냐. 아무리 올라도 들어오질 않는 걸 뭐에 쓰냐."고 잘라 말했다. 20년 가까이 암달러상을 해오고 있다는 김 모씨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 생각하면 이 정도는 오른 것도 아니고 경기가 좋아야 달러도 좀 돌 텐데 들어오는 것 자체가 별로 없다."고 푸념했다.

등록 환전소도 사정은 비슷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한 자리를 중국인 관광객들이 채워주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카드를 써 환전상 경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 남짓한 조그만 환전소에서 영업을 하는 김모씨는 "명동은 지금 중국이나 다름 없는데 중국인들은 대체로 카드를 쓰고, 단체관광객들은 여행 가이드들이 (환전을) 해줘 우리가 설 자리가 딱히 없다."며 긴숨을 내쉬었다.
김씨의 한숨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가 한국문화정보센터와 공동으로 발표한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사용 지출액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의 카드사용액은 2조551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전체 외국인 카드 사용액의 절반이 넘은 52.8%를 기록했다.

명동과 남대문 일대 환전소들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전국의 환전상 수는 1323개로 작년 말보다 48개나 늘었다. 환전상은 2009년 1424개를 정점으로 2012년 1207개까지 줄고서 연간 68개가 늘어난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전상들은 그날 사들인 달러는 그날 다 팔아 치운다고 했다. 허리에 전대를 찬 한 암달러상은 "환율이 오르긴 했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데 잠그면(달러 보유) 마진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면서 "달러를 잠궜다 풀었다할 정도면 돈이 꽤 많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환전상을 왜 하겠냐."고 반문했다.

엔화가치 하락도 환전상들도 곤혹스럽게 한다. "엔은 얼마에요"라고 묻는 손님에게 "팔칠(87)"이라고 짧게 대답하고 마는 조선족 환전상 박 모씨는 "워낙 엔저가 오래라 들어오면 받기는 하는데 계속 갖고 있으면 앉아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가격을 낮게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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