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로금리라도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를 섣불리 결정하겠냐"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요우커(호텔 관광객)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요우커는 머지않아 끊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요우커가 400만명에서 500만명 등 늘어나는 것을 보면 호텔, 케이블카 등 관련부문에 기업이 투자를 한다"면서도 "계속 (요우커가) 들어오게 만들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회장은 "고급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늘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익을 늘려 나라에 세금도 더 내고 고용도 더 해야 하는데, 이걸 못하게 하니 세수가 부족한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2007년 은행의 순이익이 15조였으나 작년엔 3조5000억원"이라며 "은행 수입이 11조 줄어들면 국가 세입은 2조2000억원 줄어든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손톱 밑 가시만 뽑았지, 목구멍 가시는 하나도 못 뽑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회장은 비은행이 크지 못하는 이유로도 규제를 꼽으며 "금융위원회가 은행 외 금융업에 별 관심이 없다는 불평이 많다. 금융그룹이 은행 외에도 균형 있게 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KB금융사태에 대해서는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만든 전형적인 사례"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내달 은행연합회장 임기가 끝나는 박 회장은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 대책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지만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10년 묵은 이야기"라며 "이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도 서비스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미국)=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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