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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통합 후 '고객 이탈'…신용등급·대출한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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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조기통합, 고객 배려방안 아직 준비 못해
신한·조흥은행 통합처럼 고객 유지 프로그램 등 내놔야


은행 통합 후 '고객 이탈'…신용등급·대출한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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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성공적인 통합의 관건은 고객이탈방지와 기반 확대에 있다."
2005년11월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이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5개월 앞두고 임직원에게 전했던 당부의 말이다. 통합과도기 양쪽 은행의 고객들은 향후 불편을 예상하고 타행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 경쟁 은행들도 우량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이 또 다시 조기통합 이사회를 연기하면서 통합 후 고객관리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 8년만에 통합 초대형은행 탄생을 앞두고 있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갈등과 사내 직원 불안 해소에 전력을 쏟고 있는 탓에 정작 통합 후 고객에 야기되는 일시적인 불편사항이나 고객 이탈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05년 9월 당시 신한·조흥은행은 예금은 약 14만1000명, 대출은 약 2만9000명이 중복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두 은행은 통합과정에서 대규모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객이탈 제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두 은행이 통합을 하게 되면 무엇보다 대출 고객들이 받게 되는 영향이 가장 크다. 양쪽에서 대출을 받았던 고객은 통합 직후 한 은행에서 대규모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되는데다, 대출 한도도 줄어들어 타행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용등급에 민감한 기업고객들이 가장 이탈하기 쉽다. 두 은행에서 다른 신용등급을 받았던 고객이 통합 후에 받을 수 있는 등급은 대부분 둘 중 낮은 등급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대출 한도가 줄고 금리는 높아져 고객들 입장에서는 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통합 이후에는 등급이 높아지는 경우는 드물어도 낮아지는 경우는 많아, 신용등급이 고객이탈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조흥은행은 통합 후 등급하락이 예상되는 27만명의 고객에 대해 1년간 등급 하락을 유예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 기업고객의 경우에는 심사를 통해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 고객들은 은행별로 정책이나 한도가 달라 기본적으로 거래은행을 다양하게 두는 경향이 있어 약간의 변동만 생겨도 이탈을 하곤 한다"며 "과거 통합 과도기에는 은행측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많은 배려책을 내놨다"고 전했다.

은행 통합은 경쟁은행에게는 '영업호기'로 작용한다. 두 은행의 중복 고객은 양쪽에서 검증받은 우량 고객으로, 통합과도기는 이들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신한, 조흥은행 통합 과정에서 일부 경쟁은행들은 우량 개인, 기업고객의 명단을 작성해 예금을 옮길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신한·조흥은행 통합 이후 8년만에 통합을 예고한 하나·외환은행의 경우 아직 중복고객의 수나 이탈 대책 등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과 조기통합을 거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과 합의를 이루는데 전력을 투구하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늦어도 내년 초로 통합 시기를 못 박아 고객 불편을 막기 위한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조흥은행의 경우 통합 준비기간은 총 2년6개월이었고, 고객이탈 방지 대책을 세운 건 통합 선포 6개월 전부터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의 경우 고객층이 개인, 기업으로 나눠져 있어 과거의 통합사례만큼 고객이탈 움직임이 심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통합에 따라 고객에게 야기되는 변화나 불편사항을 안내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통합이 지나치게 빠르게 추진된다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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