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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세계 수준 韓하키, 무관심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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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하키대표팀[사진=대한하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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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양궁, 사격, 사이클 등에서 연일 메달을 땄다. 행진은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에서도 이어질 조짐이다. 이미 야구는 대만을 6-3으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남자 농구는 필리핀에 2점차(97-95)로 신승해 준결승에 올랐고, 여자 배구도 홍콩을 3-0으로 완파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들의 경기가 열린 문학구장, 삼산월드체육관 등에는 만원에 가까운 관중이 열기를 뿜었다. 그런 가운데 남자 하키는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조별 리그 A조 마지막 경기에서 방글라데시를 7-0으로 대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그런데 메달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하키 소식은 달랑 한 줄이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대회 하키 남녀부의 중간 상황을 잠시 설명한다. 세계랭킹 8위인 남자는 조별리그 A조에서 세계랭킹 13위의 말레이시아를 2-1로 잡는 등 4전 전승(25득점 1실점)으로 준결승에 올라 세계 랭킹 9위인 B조 2위 인도와 30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랭킹 11위인 B조 1위 파키스탄과 4강에서 겨룬다. 남자부 결승은 10월 2일 열린다. 아시안게임은 물론 올림픽에서 오랜 기간 우승을 주고받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아래인 걸 보면서 ‘스포츠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린다.

세계랭킹 9위인 여자는 조별리그 B조에서 세계랭킹 10위인 일본을 2-0으로 꺾는 등 3전 전승, 21득점 무실점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4강에 올랐다. 29일 A조 2위인 세계랭킹 13위의 인도와 겨룬다. 한국인 지도자를 영입해 ‘한류 하키’를 완성하며 2000년대부터 아시아 여자 하키 최강으로 올라선 세계랭킹 5위의 중국은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최근 전력으로 볼 때 2002년 부산대회와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또다시 한-중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1986년 서울대회부터 1998년 방콕대회까지 4회 연속, 중국은 2002년 부산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대회까지 3회 연속 우승했다. 여자 하키 아시아 최강은 10월 1일 결정된다.
남자 하키대표팀[사진=대한하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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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 수준으로 볼 때 하키는 이번 대회 여러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다. 1980년 모스크바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세부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부의 경우 인도가 첫 대회 4위에 올랐다. 한국은 1988년 서울대회와 1996년 애틀랜타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는 4위를 마크했다.

남자부에서는 인도가 금메달 8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1970년대까지 올림픽 메달을 휩쓸었고 파키스탄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기록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대회 결승에서 네덜란드와 3-3 연장 접전 끝에 승부타에서 4-5로 져 은메달을 땄다. 하키와는 별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일본은 1932년 로스앤젤레스대회에서 은메달을 기록했다. 이 대회에는 인도와 개최국 미국 그리고 일본만 출전했고 일본은 미국을 9-2로 눌렀지만 인도에 1-11로 졌다.

올림픽 하키 종목에서 아시아 나라들의 성적은 다른 구기 종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데도 하키는 이번 대회에서도 스포츠팬은 물론 매스컴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하키인들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지난 19일 열린 대회 개막식 행사 가운데 대회기 입장에서는, 지난 25일 올림픽 제패 30주년 축하 모임을 연 하형주(유도), 19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 여홍철(체조), 아시아경기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윤경신(핸드볼), 국제대회 통산 72회 우승의 박주봉(배드민턴), 1970년 방콕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 백옥자(육상),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역도), 1987년 뉴델리대회 복식 금메달과 1993년 예테보리대회 단식 우승 등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을 이룬 현정화(탁구) 등이 발을 맞췄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체육인이 있었다.

여자 하키대표팀[사진=대한하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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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육대회가 열려야 그나마 ‘그런 종목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여자 하키에서 1970년대에 선수 생활을 했고 우리나라 첫 하키 국제 심판으로 선임된 신정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이었다. 그런데 어느 매체에 신정희 위원장이 탁구 선수 출신으로 소개됐다. 보도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였을 수도 있지만 앞에 있는 스포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신 씨 성의 탁구 선수는, 글쓴이가 보고 들은 게 모자라서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먼 훗날, ‘탁구 신동’ 신유빈이 그런 자리에 설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또 하나, 어느 매체는 26일 한국이 8-0으로 이긴 여자부 조별리그 B조 홍콩과 경기를 28일 경기로 안내했다. 한국이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했는데. 이 또한 단순 실수로 볼 수 있겠으나 그렇잖아도 한데 종목이라는 자괴감에 빠져 있을 하키인들에게는 매우 섭섭한 일이었을 것이다. 언론 종사자들의 보다 세심한 업무 처리가 요구된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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