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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이 아니라 고객과 직원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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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알리바바 마윈이 제시하는 미래 경영 패러다임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래 기업은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할까. 기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궁금해야 할 이 질문에 화두를 던진 이들이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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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주최하는 자선단체인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 창설 10주년 행사에서 "미래 기업이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하는 것은 이익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은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게 클린턴의 주장이다.

클린턴은 "미래 기업들이 이익 보다는 직원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미국 기업으로 한정하긴 했지만 그의 예측은 이윤을 내기 위해 악착같이 경쟁하면서도 종업원들에 대한 보상에 둔감하고 주주 배당만 챙기는 기업가들에게는 섬뜩한 얘기이다.
그는 이런 변화가 특별한 노력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그런 예가 시장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부연이다. "그래야만 미래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미 경제채널 CNBC는 행사에 참석한 주요 재계 인사들도 클린턴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토니 제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통업체 코스트코에서 클린턴의 예고가 구현되고 있음을 주지시키기도 했다.

그는 "(코스트코가) 직원들을 쥐어짜지 않아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표현했다.

코스트코는 일정 이상을 이윤을 추구하지 않으며 소비자들에게 가장 낮은 가격의 제품을 판매하는 원칙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직장 정보 공개 업체 글래스도어는 코스트코를 일하기 좋은 기업 2위에 올려놨다. 그럼에도 사업은 전세계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미국 상부무의 페니 프리츠커 장관도 맞장구를 쳤다. 근로자의 장기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주보다 직원을 먼저 챙겨야 기업에 유망한 인재가 몰릴 것이라고 거들었다.

인재 확보 면에서도 이는 중요한 부분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보다 사회 책임이 큰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는 게 프리츠커 장관의 예상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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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언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입에서도 나왔다. 마윈 회장은 역사적인 알리바바의 상장행사 이후 이번 행사에 참석해 "나는 항상 고객, 직원, 주주라는 순서로 우선 순위를 따져왔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알리바바 상장으로 미국 증시와 재계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몰고 온 마윈 회장의 발언은 적지 않은 서방 언론들도 주요하게 다룰 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평소와 달리 단정하게 2:8 가르마 머리를 하고 발언에 나선 마윈은 "알리바바는 앞으로도 중소규모의 협력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성공을 위해 권력과 타협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에서 성공했으니 당연히 권력과 밀착됐을 것이라는 세간의 의심도 단호히 차단했다.

그의 발언은 때마침 매리 바라 제너럴 모터스(GM) CEO도 있는 자리에서 나왔다. 차량 결함을 은폐하다 인명 피해를 일으키고 소비자들의 반발속에 뒤늦게 대규모 리콜에 나서며 사회척 책임을 망각했던 GM과 극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마윈의 발언은 거침 없었다. 그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인 '인생은 초콜렛 상자와 같은 것'을 인용하며 자신을 행운아라고 한정지었다. 그러면서도 성공이 정부의 지원이 아닌 소비자들의 덕이라고 거듭 부연했다.

미 증시 상장으로 250억달러(26조원)의 부를 지닌 중국 최대 갑부는 "우리는 부자 아빠도 없고 힘이 있는 삼촌도 없다. 단지 우리를 지지하는 고객만이 있을 뿐이다. 사회적 책임을 사업모델에 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에 남긴 숙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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