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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뺑덕', 3인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겁없이 위험한 치정멜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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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뺑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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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고전에서 악처의 대명사로 그려지던 뺑덕어멈. 그가 어떤 이유로 악녀가 되었을까 궁금증을 품은 이들에게 '마담뺑덕'은 새로운 답안을 제시한다. 극중 뺑덕어멈을 대변하는 악녀 덕이는 한 여자의 소중한 딸이었고, 순수한 처녀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그가 한 남자를 만나고 상처 입고 파멸해가면서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던 하나의 장애물이 있었으니, 바로 남자의 딸 청이다. '심청전'에서 청이는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효녀로 묘사되지만, '마담뺑덕'의 청이는 덕이 못지않은 독한 소녀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고전을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비트는 재주를 지닌 임필성 감독은 '마담뺑덕'을 통해 캐릭터들의 섬세한 변화를 꼼꼼하게 그려나간다. 추악한 집착과 복수도 결국은 눈처럼 순수한 '사랑'에서 출발했다는 설정은 다소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담뺑덕'에서는 이 같은 감정들이 예기치 못한 형태로 분출되면서 허를 찌른다.

임 감독은 전작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인류멸망보고서' 등을 통해 욕망이란 주제를 끝없이 탐구해왔다. 이번 작품은 첫사랑의 순애보와 집착, 에로티시즘, 배신과 복수가 한데 어우러진 치정멜로다. 그야말로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다.
'마담뺑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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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시나리오가 더욱 빛을 발한 건 배우들의 희생(?)에 가까운 연기 변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인공 심학규 역을 맡은 정우성은 20년 배우 인생 최초로 노출 연기에 도전하며 연기의 혼을 불태웠다.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베드신이 무엇인가를 화끈하게 보여준다.

'비트'를 통해 청춘의 대명사로 떠오른 그는 '마담뺑덕'에서 욕망의 아이콘으로 돌아왔다. "독해지고 야해졌다"던 예고처럼 정우성은 한 인간이 욕망으로 인해 모든 걸 잃고 타락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추문에 휩싸여 소도시로 좌천된 대학교수이지만 넘치는 자신감과 이기심을 보여주는 초반의 모습과 악녀 세정을 만나 의존하는 8년 후의 비참한 모습까지, 한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나를 보여준다. 정우성의 20년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순간임에 분명하다.
정우성에 비해 인지도나 연기력 면에서 다소 부족해보였던 상대역 이솜 역시 '마담뺑덕'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제된 연기는 아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그의 거침없는 내면 연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저항할 수 없는 첫사랑에 마음과 몸을 열고, 버림 받은 후 순수한 사랑에 집착해 악녀로 변화하는 덕이의 모습은 이솜이라는 배우의 내면이 궁금해지게 만든다. '촌스러움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배우'라고 평했던 임필성 감독의 말에 자연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담뺑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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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뺑덕'에는 또 한 명의 악녀 청이도 등장한다. 청이 역시 처음엔 우울증에 걸린 엄마 곁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해맑은 소녀였고, 이후 욕망으로 가득찬 아버지에게 모멸감을 느낀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또 한 번의 복수를 통해 학규의 눈을 뜨게 만든다. 박소영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덕이 역의 이솜과 강렬한 카리스마 대결을 펼쳤다.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은 오는 10월 2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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