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21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저녁 이 총재와 만나 와인을 함께 마셨다"면서 "금리의 '금'자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척하면 척"이라면서 굳이 금리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이미 통화 정책의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만남에서도 금리에 관한 직접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부총리와 이 총재가 대화를 나누면서 통화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부총리는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재정과 통화정책의 조화(Harmony)가 중요하다"면서 "한은의 경제를 보는 인식이 재정당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 "(금리 결정은) 한은이 이를 고려해서 현명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와인회동은 최 부총리가 먼저 제안해서 이뤄졌다. 최 부총리는 한은 총재와의 만남에 이목이 집중되자 "미국의 쟈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제이콥 류 재무장관은 일주일에 한번씩 만난다고 하더라"면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2년5개월 만에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도 의미있는 일로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에 한·중·일 대표가 만난 모임 가운데 최고위급 모임이었다"면서 "이를 계기로 11월 정상회의에서는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 관계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는 내년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3 회의 때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
또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해 "일본의 프린팅 머신이 너무 효율적이라고 농담을 했는데, 이 같은 농담은 우회적으로 주변국에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예산안과 세법 등이 빨리 통과시킬 수 있도록 여당과 야당을 설득 할 것"이라면서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국회에 산다는 각오로 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드니(호주)=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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